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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을 든 여인 OST, 새벽 기차역의 선율 1961년 이탈리아 영화 은 새벽 두 시 기차역에서 끝난다. 감독 발레리오 주를리니와 작곡가 마리오 나쉼베네가 만든 '인콘트로 콘 아이다'가 그 이별의 순간을 채운다.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가 연기한 아이다는 봉투 하나를 손에 쥔 채 다시 혼자 플랫폼에 남는다.세 줄로 읽는 핵심기타와 하프시코드만 남았다마리오 나쉼베네는 오케스트라 대신 기타 연주자 마리오 간지와 하프시코드(건반을 뜯어 소리를 내는 현악 건반악기) 연주자 브루노 니콜라이만 데려왔다. 소편성이 만든 여백이 인물의 고립감을 대신 말한다.기차역, 새벽 2시, 봉투 하나열여섯 살 로렌초는 파르마행 마지막 열차를 타야 한다. 아이다에게 돈이 든 봉투를 남기고 떠난다. 그녀는 다시 가방 하나로 돌아간다.칸이 알아본 흑백의 온도1961년 칸영화제 경쟁부.. 2026. 8. 12.
미스터 노바디 OST, 죽음이 완성한 악보 영화 《미스터 노바디》(2009) OST는 벨기에 작곡가 피에르 반 도마엘이 암 선고 뒤 완성한 마지막 악보다. 감독인 동생 자코 반 도마엘과 기타 한 대 중심의 절제된 편성을 골랐고, 그는 2008년 9월 세상을 떠난 뒤 2011년 마그리트영화상 음악상을 사후 수상했다.영상 출처: 《미스터 노바디》 공식 예고편 — Magnolia Selects(미국 배급사 Magnolia Pictures 공식 채널)세 줄로 읽는 핵심기타 한 대로 시작된 악보감독은 음악이 감정을 대신 울어주길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오케스트라 대신 기타 한 대를 중심에 놓는 미니멀 편성(악기 수를 최소화해 여백을 남기는 편곡 방식)을 택했다.형이 다 쓰지 못하고 남긴 곡작곡가 피에르 반 도마엘은 스코어를 쓰던 중 말기암 진단을 받았다... 2026. 8. 12.
태양은 가득히 OST, 해변에 남은 선율 1960년 영화 의 마지막 해변 장면, 니노 로타의 곡 '라 플라주'가 흐른다. 알랭 들롱은 완전범죄를 믿으며 눈을 감지만, 선율은 그 믿음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간다. 1965년에는 이 곡이 전혀 다른 손을 거쳐 훨씬 순한 배경음악으로 다시 태어났다.그 해변에서 세 줄니노 로타가 지중해에 심어둔 불안'라 플라주'는 나른한 여름 선율 안에 반음계 하나를 슬쩍 끼워 넣는다. 편안함과 불안이 같은 마디 안에서 겹친다.같은 음악, 완전히 다른 무게영화 초반과 결말에 같은 테마가 반복된다. 관객이 진실을 알게 된 뒤, 똑같은 음표가 전혀 다르게 들린다.1965년, 긴장을 걷어낸 손길무드 음악 앙상블 '실비 스트링스'가 같은 곡을 매끈한 배경음악으로 다시 편곡했다. 서스펜스는 그 손을 거치며 사라졌다.참고한 기.. 2026. 8. 11.
쥬라기 월드, 22년 전 테마가 역주행한 이유 쥬라기 월드(2015) OST. 마이클 지아키노가 작곡한 'Welcome to Jurassic World'는 존 윌리엄스의 1993년 원곡 테마를 그대로 담아 개봉 첫 주 서울 극장 어디서나 흘렀다. 같은 해 원작 OST는 발매 22년 만에 처음으로 빌보드 Classical Digital Songs 차트 1위에 올라 4주 연속 정상을 지켰다.세 줄로 읽는 핵심22년 전 테마가 신작 개봉으로 역주행한 이유쥬라기 월드 개봉 주, 1993년 원작 OST가 발매 22년 만에 처음으로 빌보드 Classical Digital Songs 차트 1위에 올라 4주 연속 유지했다. 새 영화가 원곡을 살렸기 때문이다. 같은 주 피아노 가이즈의 커버까지 2위에 동반 진입했다.지아키노가 원곡 테마를 10초만에 쓴 이유'Welc.. 2026. 8. 10.
안개 OST, 55년 만에 돌아온 그 목소리 정훈희의 데뷔곡 '안개'는 몇 번의 연습 끝에 완성됐을까. 1967년 영화 주제가를 부른 열일곱 살 소녀는 리허설 두 번, 녹음 두 번 만에 이 곡을 끝냈다. 작곡은 색소포니스트 이봉조였고, 55년 뒤 이 노래는 박찬욱 감독의 엔딩 크레디트에서 다시 울렸다.안갯속에 남은 세 줄연습 두 번, 녹음 두 번으로 끝났다정훈희는 데뷔 무대도 없이 이 노래로 데뷔했다. 색소포니스트 이봉조가 멜로디를 건넸고, 며칠 뒤 녹음실에서 곧바로 두 번 불렀다.40만 장이 팔린 뒤에도 낯선 이름이 붙었다음반이 40만 장 넘게 팔렸지만, 정작 작사가 이름은 오랫동안 다른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다. 저작권법조차 없던 시절의 일이다.헤어질 결심에서 다시 살아났다2022년 박찬욱 감독의 엔딩에서 정훈희·송창식의 재녹음 버전이 흘렀.. 2026. 8. 9.
돌아오지 않는 강 OST, 부른 건 누구였나 로버트 미첨의 목소리라고 오래 믿어온 사람이 많았다. 1954년 개봉한 오프닝 크레딧에 흐르는 주제가는 사실 가수 테네시 어니 포드가 불렀다. 작곡 리오넬 뉴먼과 작사 켄 다비가 완성한 이 곡의 진짜 목소리 주인은, 스크린 어디에도 이름을 남기지 못했다.급류 위에 남은 세 줄노래의 주인은 따로 있었다주제가를 부른 건 마릴린 먼로가 아니라 테네시 어니 포드였다. 오프닝 크레딧 어디에도 그의 이름은 없었다.먼로는 다른 세 곡을 불렀다1953년 12주간의 프리프로덕션[본촬영 전 준비 기간] 동안 먼로는 극중 삽입곡 세 곡을 직접 녹음했다. 정작 타이틀곡만 그녀의 목소리가 아니었다.접속에도 다른 목소리가 있었다사라 본의 목소리가 접속(1997)의 마지막 장면을 완성했듯, 화면 속 얼굴과 화면 밖 목소리가 다른.. 2026. 8.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