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05 천일의 앤 OST, 이별이 남긴 선율 1969년, 헨리 8세와 앤 볼린의 사랑은 어째서 하나의 선율로만 남았을까. 프랑스 작곡가 조르주 들르뤼가 영화 을 위해 이 곡을 썼다. 제목은 'Farewell My Love', 2분 9초짜리 사랑의 테마다. 정작 세상에 각인시킨 건 원곡이 아니라 폴 모리아 악단의 연주였다.처형대 앞, 세 줄로정작 유명해진 건 원곡이 아니라 커버였다정작 이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도 이 선율은 알았다. 라디오 앞에 앉은 이들은 곡의 출처를 몰랐다. 그저 폴 모리아 악단의 'Farewell My Love'로 기억했다. 원작자 들르뤼의 이름은 음반 뒷면에 조용히 남았다.1969년 극장에서 라디오로 옮겨간 반세기1969년 12월, 극장에서 처음 흘렀다. 이내 라디오 심야 프로그램의 단골이 되었다.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해 듣던 .. 2026. 8. 18. 글루미 선데이 OST, 저주받은 이유 1933년 부다페스트, 실업률이 36퍼센트까지 치솟던 겨울에 피아니스트 셰레시 레죄가 글루미 선데이를 썼다. 66년 뒤인 1999년, 감독 롤프 슈벨은 이 노래에 얽힌 소문을 영화 글루미 선데이로 옮겼다. 대공황의 레스토랑과 지금의 재생목록 사이, 노래 한 곡이 여전히 흐른다.낡은 건반 세 줄소문이 노래보다 오래 남았다글루미 선데이는 자살을 부르는 저주받은 곡이라는 소문으로 더 유명하다. 정확한 사망자 수는 어느 자료로도 확인되지 않는다. 확인되는 건 이 소문이 90년 가까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뿐이다.대공황의 레스토랑, 지금의 재생목록1933년의 부다페스트는 실업과 트리아농 조약(1920년 헝가리가 영토 대부분을 잃은 국제조약)의 상처로 뒤숭숭했다. 그 시절의 절망이 담긴 곡이 지금도 스트리밍 앱에서.. 2026. 8. 17. 맨발의 이사도라 OST, 폴모리아가 남긴 선율 1968년 영화 《맨발의 이사도라》 원곡은 모리스 자르가 썼지만, 더 오래 사랑받은 건 폴 모리아 악단의 연주곡이다. 주연 바네사 레드그레이브는 이 작품으로 칸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폴 모리아는 1975년 첫 내한 뒤 한국과 일본에서 120여 회 공연하며 이 선율을 세대 너머로 전했다.세 줄로 읽는 핵심원곡 대신 커버가 더 오래 남은 이유모리스 자르의 오리지널 스코어는 영화와 함께 묻혔지만, 폴 모리아가 편곡한 연주곡은 영화보다 오래, 더 넓은 대륙에서 살아남았다. 원작과 커버의 생명력이 역전된 드문 사례다.폴 모리아가 이사도라를 편곡한 방식현악과 오르간을 앞세워 원곡의 서정을 부드럽게 감쌌다. 목소리 없는 연주판이었기에 언어를 넘어 라틴아메리카부터 아시아까지 퍼져나갈 수 있었다.120여 회 내한 공연이.. 2026. 8. 16. 인셉션 OST, 피아프 노래가 깨운 꿈 2010년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인셉션》은 8억 달러 넘게 벌어들이며 흥행했다. 극 중에서는 에디트 피아프의 샹송 'Non, je ne regrette rien'을 꿈에서 깨우는 신호 '킥'으로 썼다. 한스 짐머가 늘여 만든 곡 'Time'은 지금도 그의 콘서트에서 가장 자주 연주된다.세 줄로 읽는 핵심피아프 노래를 늦춰 만든 킥 신호한스 짐머는 극중 인물들을 현실로 불러내는 신호음으로 에디트 피아프의 1956년 노래를 골랐다. 이 노래의 도입부를 늘어뜨린 소리가 곡 'Half Remembered Dream'을 비롯한 스코어 여러 곡의 뼈대가 됐다.설원 장면, 노래가 늦게 들리는 순간꿈의 층위가 깊어질수록 시간이 느려진다는 극 중 설정을 음악이 그대로 구현한다. 눈 덮인 요새 장면에서 인물들이 뒤늦게.. 2026. 8. 15. 사랑의 하츄핑 OST, 가사 한 줄의 비밀 2024년 8월, 손주 손을 잡고 들어간 극장에서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을 봤다. 정작 눈시울이 뜨거워진 쪽은 나였다. 124만 관객을 모아 흥행한 이 영화의 엔딩곡 '처음 본 순간'은 에스파 윈터가 불렀고, 그 노랫말 한 줄은 감독이 직접 써넣은 것이었다고 한다.세 줄로 읽는 핵심가사 한 줄, 감독이 직접 썼다"처음 본 순간 / 나는 빠져버렸어." 김수훈 감독이 직접 적어 건넨 가사다. 로미가 하츄핑을 처음 만나는 순간의 감정을 음악으로 극대화하기 위해서였다.티니핑 인연이 캐스팅을 불렀다음악감독 김태호가 이끄는 '뜻밖의 녹음실'은 TV 시리즈 '캐치! 티니핑'의 음악을 오래 맡아온 팀이었다. 그 인연이 자연스럽게 극장판으로 이어졌고, 보컬로는 에스파 윈터가 발탁됐다.애니 OST가 멜론 차트에 올랐.. 2026. 8. 14. 스파이더맨 브랜드뉴데이 OST, 지워진 선율 2026년 영화 에서 작곡가 마이클 지아치노는 익숙한 스파이더맨 테마에서 특정 음들을 일부러 지웠다. 피터 파커에게 더 이상 남지 않은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고 그는 밝혔다. 톰 홀랜드의 네 번째 단독 출연작은 그렇게 결핍의 소리로 시작한다.목차OST는 왜 이 곡이었나어떤 장면에서 무엇을 하는가다른 음악과 어떻게 다른가지금까지 기억되는 이유세 줄로 읽는 핵심테마에서 몇 개의 음을 뺐다지아치노는 세 편의 전작에서 쓰던 스파이더맨 테마를 그대로 가져오지 않았다. 특정 음을 비워, 피터가 잃어버린 삶의 조각들을 소리로 표현했다.아무도 그를 기억 못 하는 도시전편의 주문으로 세상은 피터 파커를 잊었다. 친구들조차 그를 알아보지 못하는 뉴욕에서, 그는 스콜피온과 툼스톤을 홀로 상대한다.역대 최고 오프닝, 음악.. 2026. 8. 13. 이전 1 2 3 4 ··· 1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