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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명장면 음악

사랑의 하츄핑 OST, 가사 한 줄의 비밀

by 핑계왕초 2026. 8. 14.

2024년 8월, 손주 손을 잡고 들어간 극장에서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을 봤다. 정작 눈시울이 뜨거워진 쪽은 나였다. 124만 관객을 모아 흥행한 이 영화의 엔딩곡 '처음 본 순간'은 에스파 윈터가 불렀고, 그 노랫말 한 줄은 감독이 직접 써넣은 것이었다고 한다.

세 줄로 읽는 핵심

가사 한 줄, 감독이 직접 썼다

"처음 본 순간 / 나는 빠져버렸어." 김수훈 감독이 직접 적어 건넨 가사다. 로미가 하츄핑을 처음 만나는 순간의 감정을 음악으로 극대화하기 위해서였다.

티니핑 인연이 캐스팅을 불렀다

음악감독 김태호가 이끄는 '뜻밖의 녹음실'은 TV 시리즈 '캐치! 티니핑'의 음악을 오래 맡아온 팀이었다. 그 인연이 자연스럽게 극장판으로 이어졌고, 보컬로는 에스파 윈터가 발탁됐다.

애니 OST가 멜론 차트에 올랐다

키즈 애니메이션 OST로는 이례적으로 멜론 톱100 차트 50위권에 들었다. 지니뮤직 스트리밍은 개봉 일주일 만에 161% 늘었고, 가수들의 커버 영상도 잇따랐다.

참고한 기록들

  • 위키백과 '사랑의 하츄핑' 항목 — 개봉일과 누적 관객수 확인
  • 멜론 뮤직 OST 앨범 크레딧 — 작곡·작사·보컬 정보 확인
  • 벅스 뮤직 트랙 정보 — '처음 본 순간' 가사 및 참여진 크레딧 확인

사랑의 하츄핑 2024 OST 처음 본 순간, 스크린 빛을 바라보는 오리지널 별빛 요정 일러스트

어두운 객석에서 스크린의 빛을 올려다보는 작은 별빛 요정 (오리지널 창작 캐릭터)

목차

감독이 건넨 가사 한 줄

음악감독 김태호는 시나리오를 받고 나서 감독으로부터 곡마다 표현해야 할 감정의 결을 세세히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그중 엔딩곡의 핵심 가사, "처음 본 순간 / 나는 빠져버렸어"는 감독이 직접 쓴 문장이었다. 로미가 하츄핑을 처음 만나는 그 찰나의 감정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극장 스크린에는 두 사람 — 아니, 한 아이와 한 티니핑 — 이 처음 눈을 마주치는 장면이 지나간다. 대사는 없다. 음악이 감정의 자막을 대신 읽어준다. 옆자리 손주는 화면 속 색깔에 손뼉을 쳤고, 나는 그 노랫말의 무게에 붙들려 있었다.

영상 출처: 티니핑TV 공식 유튜브 — 《사랑의 하츄핑》 메인 예고편 (2024.07.10 공개)

이 노래가 없었다면 그 장면은 그저 설정 설명에 그쳤을 것이다. 음악이 대사를 대신해 감정을 미리 밀어 넣어주기 때문에, 관객은 이유를 따지기 전에 이미 로미의 편이 된다. 온라인 반응 중에는 이 진행 방식을 두고 '겨울왕국급'이라는 비유까지 나왔는데, 뮤지컬 넘버가 서사의 절반을 짊어지는 구조라는 점에서 방향은 비슷하다. 다만 '사랑의 하츄핑'은 낭만적 사랑이 아니라, 아이가 낯선 존재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순간을 노래로 풀었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음악감독 김태호는 이 영화를 위해 총 6곡을 썼다. 캐릭터 하나하나에 붙는 짧은 넘버를 만들던 TV 시리즈 작업과 달리, 극장판은 곡과 곡 사이에 서사의 흐름을 이어야 했다고 한다. 아래는 앨범에 실린 순서다.

순서 곡명 분위기
1 나만의 티니핑 짝꿍을 찾는 설렘
2 처음 본 순간 간절함, 엔딩곡
3 두근두근 내 마음 에너제틱한 고백
4 우리 함께 별빛 아래의 우정
5 너에게 갈게 위기를 넘는 의지
6 사랑의 기적 합창으로 맺는 결말

'처음 본 순간'을 정식으로 검증된 스트리밍 링크로 확인하지는 못했다. 대신 벅스·멜론 등 국내 음원 사이트에서 '사랑의 하츄핑 OST 처음 본 순간'으로 검색하면 윈터 버전과 극중 삽입곡인 송은혜 버전을 함께 찾을 수 있다.

뜻밖의 녹음실, 인연이 부른 캐스팅

음악감독 김태호가 대표로 있는 작업실 '뜻밖의 녹음실'은 성우 녹음과 유아 콘텐츠 음원을 주로 만들던 곳이다. TV 시리즈 '캐치! 티니핑'의 음악을 예전부터 맡아왔던 터라, 극장판 제의는 자연스러운 다음 순서였다고 한다. 김 감독은 이 작업을 "1년 정도 걸린, 좋은 기억으로 남은 성장의 계기"라고 돌아봤다.

보컬 캐스팅은 또 다른 층위의 이야기다. 에스파 윈터가 엔딩곡을 부른다는 사실은 배급사가 인스타그램에 목소리만 먼저 공개하고 관객에게 맞혀보라는 이벤트로 시작됐다. 나는 그 소식을 나중에 기사로 찾아보고서야 알았는데, 아이돌 캐스팅이 종종 화제성만을 위한 카메오에 그치는 경우와 달리, 이번에는 SM엔터테인먼트와 SAMG엔터테인먼트의 정식 협업 아래 성사된 캐스팅이었다.

극중 삽입곡은 가수 송은혜가, 엔딩 크레딧 곡은 윈터가 맡아 같은 멜로디를 서로 다른 결로 불렀다. 송은혜 버전이 순수하고 맑은 감성을 강조했다면, 윈터 버전은 조금 더 성숙한 감정선을 담았다는 것이 음악감독의 설명이다. 같은 가사가 두 목소리를 거치며 다른 나이대의 감상으로 갈라지는 구성은, 아이와 함께 온 어른 관객을 동시에 붙잡는 전략이기도 했다.

판본 쓰인 위치 감성 방향
송은혜 버전 극중 삽입곡 순수하고 맑은 감성
윈터 버전 엔딩 크레딧 성숙한 감정선

극장에서는 송은혜의 목소리로 로미와 하츄핑이 만나고, 자리를 뜨려는 순간 윈터의 목소리가 그 감정을 다시 붙잡는다. 나는 손주를 챙기느라 자리에서 반쯤 일어나다가, 그 노래에 다시 앉았다.

애니메이션 OST가 만든 이변

국내 키즈 애니메이션 OST가 성인 음원 차트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일은 흔치 않다. '처음 본 순간'은 멜론 톱100 차트 50위권까지 진입했고, 지니뮤직에서는 영화 개봉 후 일주일 만에 이 곡의 스트리밍 소비가 평균 161% 증가했다. 가수 김범수, 배기성 등이 커버 영상을 올리면서 화제성은 더 커졌다.

집에 돌아와 손주는 이 노래를 며칠 동안 흥얼거렸다. 처음에는 그저 신나는 멜로디로 들었다는 뜻이다. 나는 다른 이유로 그 노래를 다시 찾아 들었다. 극장에서 놓쳤던 가사 한 줄, "처음 본 순간 나는 빠져버렸어"가 자꾸 뒤늦게 걸렸다. 아이가 부르는 후렴과 어른이 곱씹는 가사가 같은 곡 안에서 따로 움직였다.

1편의 성공은 후속작으로 이어졌다. 2026년 여름 개봉한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전설'은 로미가 엄마를 구하러 떠나는 이야기로 세계관을 넓혔고, 음악감독 김태호는 이번에도 여섯 곡 전부를 다른 장르로 새로 썼다고 한다. 극장 불이 다시 꺼지고, 또 어떤 가사 한 줄이 누군가의 마음에 걸릴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핑계왕초

영화음악과 OST에 새겨진 시간을 기록합니다. 요즘은 손주 손을 잡고 극장에 가는 일이 늘었습니다. 본 글의 자료는 2026년 8월 11일 기준으로 확인했습니다.

처음 만난 순간을 노래로 붙잡아 둔 이야기가 있다면, 반대로 목소리를 잃기 직전 마지막으로 부른 노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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