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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22

암살자(들) OST 세헤라자데, 왜 바순일까 《암살자(들)》에서 끝까지 귀에 남은 소리가 정말 총성이었을까. 허진호 감독의 2026년 영화는 1974년 8월 15일을 쫓다가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 제2악장을 불러낸다. 극장을 나서며 붙들고 온 것은 총소리가 아니라 낮게 울리던 바순 한 줄이었다. 그 소리를 따라가 본다.빈 객석 위로 빛이 지나가고, 낮은 음 하나가 오래 맴돈다목차왜 하필 세헤라자데였을까흑백 TV 앞의 여름날조영욱 음악과 갈라지는 지점대답 없는 이야기로 남다왜 하필 세헤라자데였을까〈세헤라자데〉 작품번호 35는 1888년에 완성된 교향 모음곡(여러 악장을 하나의 이야기처럼 묶은 관현악곡)이다. 『천일야화』에서 소재를 가져왔고 모두 네 악장이다. 영화가 꺼내 든 것은 그중 제2악장이다.악장표제귀에 먼저 오는 소리제1악장바다와 신.. 2026. 10. 3.
오아시스 '내가 만일', 낯선 목소리 하나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는 2002년 8월 15일 개봉해 그해 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작품이다. 그 안에서 흐르는 노래는 새로 만든 삽입곡이 아니라 안치환이 1995년 발표한 포크곡 '내가 만일'이며, 이 노래는 배우 문소리가 직접 부른 낯선 목소리로 스크린에 남았다.음악이 없다. / 정확히는, 음악이 있어야 할 자리에 낡은 대중가요 한 곡이 대신 놓여 있다. / 그게 이 영화 음악 이야기의 전부다.막차가 끊긴 역, 마이크 하나만 남은 상상 속 무대 (AI 생성 추상 일러스트)목차왜 하필 이 노래였을까부르지 못하는 노래, 불러주는 노래이재진의 절제, 지금까지 남은 이유왜 하필 이 노래였을까이 영화를 처음 본 건 2002년 늦여름, 종로의 오래된 극장 스크린 앞에서였다. 냉방이 시원찮아 등줄기가 눅눅.. 2026. 9. 14.
아마데우스 OST, 지휘자가 걸었던 조건 하나 아마데우스(1984) OST에서 가장 오래 회자되는 5분은 레퀴엠이 아니다. 모차르트가 스물일곱 무렵 쓴 세레나데 10번, 열세 명의 관악 주자가 모여야 완성되는 그 곡의 3악장이다. 정작 이 곡의 정식 제목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촛불 아래 펼쳐진 옛 악보. 오늘 흐르는 곡은, 제목조차 낯설다.목차13명이 있어야 나는 소리, 세레나데 10번살리에리가 듣는다, 신의 목소리를음반엔 없던 전곡, 무대에만 있던 전곡이름 없이 남은 5분13명이 있어야 나는 소리, 세레나데 10번아마데우스는 밀로시 포먼 감독이 피터 셰퍼의 희곡을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F. 머리 에이브러햄이 궁정 작곡가 안토니오 살리에리를, 톰 헐스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를 연기했다. 1984년 개봉해 러닝타임 161분, 전 세계 흥행 .. 2026. 9. 8.
찬실이는 복도 많지, 엔딩곡을 부른 사람 유튜브로 다시 본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2019)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뒤, 입소문만으로 관객을 서서히 늘려간 작품이다. 엔딩곡 제목도 영화 제목과 똑같이 '찬실이는 복도 많지'다. 그 목소리의 주인은 뜻밖에도 경기민요(서울·경기 전통 민요) 소리꾼이었다.짐을 부린 자리에도 저녁은 온다목차엔딩곡 제목이 영화와 겹친 사연엔딩 장면, 노래가 없었다면여느 엔딩곡과는 다른 목소리몇 해가 지나도 다시 찾는 이유엔딩곡 제목이 영화와 겹친 사연감독 김초희는 단편 〈겨울의 피아니스트〉, 〈우리순이〉, 〈산나물처녀〉로 이름을 알리기 전, 오랫동안 홍상수 감독의 영화 프로듀서로 일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그가 처음 메가폰을 잡은 장편이다. 엔딩곡 가사는 김초희 감독이 직접 썼다. 편곡은 밴드 장기.. 2026. 9. 5.
영웅본색 당년정, 결말에야 터진 이유 1986년 영화 영웅본색에서 장국영이 부른 당년정은 결말의 단 한 장면에서만 완창된다. 95분 내내 대사 뒤편에서 반주로만 흐르던 멜로디는, 형제가 한 손목으로 이어진 채 함께 걸어 나가는 순간 비로소 완전한 노래가 된다. 오우삼 감독은 이 액션영화의 감정을 총이 아니라 노래에 맡겼다.비 내리는 홍콩의 밤, 그 코트 깃 하나로 남은 장면을 떠올리며목차삼합회 영화에 얹힌 이별 노래95분 동안 숨어 있던 한 소절장국영이 남기고 떠난 목소리삼합회 영화에 얹힌 이별 노래오우삼 감독은 서극과 함께 필름워크숍을 세운 뒤, 첫 작품으로 삼합회 형제 이야기를 골랐다. 총과 의리로 채워질 이 영화에, 감독은 이별과 재회를 노래하는 주제가 한 곡을 얹기로 했다. 작곡은 고가휘(顧嘉煇), 작사는 황점(黃霑)이 맡았고, 노래.. 2026. 9. 3.
해바라기 OST, 12년 갇혔던 사연 1970년 헨리 맨시니가 작곡한 영화 해바라기(원제 I Girasoli)의 러브 테마는 이듬해 아카데미 음악상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이 영화는 소련 현지 촬영을 이유로 국내에서 12년간 상영이 금지됐고, 1982년 11월 14일에야 서울 단성사에서 개봉했다. 곡은 익숙한데 정작 영화는 볼 수 없었던 시절의 이야기를, 오늘 다방 신청곡판 한 귀퉁이에서 꺼내본다.해바라기밭과 낡은 축음기, 1970년의 선율을 떠올리며.목차맨시니가 이 멜로디를 고른 이유해바라기밭, 흐르던 탐색 테마가사 붙은 버전들과 다른 결50년 넘게 다시 불리는 이유맨시니가 이 멜로디를 고른 이유카를로 폰티와 비토리오 데 시카는 많은 것에서 부딪혔다. 촬영지도, 편집 방향도, 두 사람의 의견은 자주 갈렸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음악을 누구에.. 2026.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