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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12

천일의 앤 OST, 이별이 남긴 선율 1969년, 헨리 8세와 앤 볼린의 사랑은 어째서 하나의 선율로만 남았을까. 프랑스 작곡가 조르주 들르뤼가 영화 을 위해 이 곡을 썼다. 제목은 'Farewell My Love', 2분 9초짜리 사랑의 테마다. 정작 세상에 각인시킨 건 원곡이 아니라 폴 모리아 악단의 연주였다.처형대 앞, 세 줄로정작 유명해진 건 원곡이 아니라 커버였다정작 이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도 이 선율은 알았다. 라디오 앞에 앉은 이들은 곡의 출처를 몰랐다. 그저 폴 모리아 악단의 'Farewell My Love'로 기억했다. 원작자 들르뤼의 이름은 음반 뒷면에 조용히 남았다.1969년 극장에서 라디오로 옮겨간 반세기1969년 12월, 극장에서 처음 흘렀다. 이내 라디오 심야 프로그램의 단골이 되었다.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해 듣던 .. 2026. 8. 18.
태양은 가득히 OST, 해변에 남은 선율 1960년 영화 의 마지막 해변 장면, 니노 로타의 곡 '라 플라주'가 흐른다. 알랭 들롱은 완전범죄를 믿으며 눈을 감지만, 선율은 그 믿음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간다. 1965년에는 이 곡이 전혀 다른 손을 거쳐 훨씬 순한 배경음악으로 다시 태어났다.그 해변에서 세 줄니노 로타가 지중해에 심어둔 불안'라 플라주'는 나른한 여름 선율 안에 반음계 하나를 슬쩍 끼워 넣는다. 편안함과 불안이 같은 마디 안에서 겹친다.같은 음악, 완전히 다른 무게영화 초반과 결말에 같은 테마가 반복된다. 관객이 진실을 알게 된 뒤, 똑같은 음표가 전혀 다르게 들린다.1965년, 긴장을 걷어낸 손길무드 음악 앙상블 '실비 스트링스'가 같은 곡을 매끈한 배경음악으로 다시 편곡했다. 서스펜스는 그 손을 거치며 사라졌다.참고한 기.. 2026. 8. 11.
안개 OST, 55년 만에 돌아온 그 목소리 정훈희의 데뷔곡 '안개'는 몇 번의 연습 끝에 완성됐을까. 1967년 영화 주제가를 부른 열일곱 살 소녀는 리허설 두 번, 녹음 두 번 만에 이 곡을 끝냈다. 작곡은 색소포니스트 이봉조였고, 55년 뒤 이 노래는 박찬욱 감독의 엔딩 크레디트에서 다시 울렸다.안갯속에 남은 세 줄연습 두 번, 녹음 두 번으로 끝났다정훈희는 데뷔 무대도 없이 이 노래로 데뷔했다. 색소포니스트 이봉조가 멜로디를 건넸고, 며칠 뒤 녹음실에서 곧바로 두 번 불렀다.40만 장이 팔린 뒤에도 낯선 이름이 붙었다음반이 40만 장 넘게 팔렸지만, 정작 작사가 이름은 오랫동안 다른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다. 저작권법조차 없던 시절의 일이다.헤어질 결심에서 다시 살아났다2022년 박찬욱 감독의 엔딩에서 정훈희·송창식의 재녹음 버전이 흘렀.. 2026. 8. 9.
돌아오지 않는 강 OST, 부른 건 누구였나 로버트 미첨의 목소리라고 오래 믿어온 사람이 많았다. 1954년 개봉한 오프닝 크레딧에 흐르는 주제가는 사실 가수 테네시 어니 포드가 불렀다. 작곡 리오넬 뉴먼과 작사 켄 다비가 완성한 이 곡의 진짜 목소리 주인은, 스크린 어디에도 이름을 남기지 못했다.급류 위에 남은 세 줄노래의 주인은 따로 있었다주제가를 부른 건 마릴린 먼로가 아니라 테네시 어니 포드였다. 오프닝 크레딧 어디에도 그의 이름은 없었다.먼로는 다른 세 곡을 불렀다1953년 12주간의 프리프로덕션[본촬영 전 준비 기간] 동안 먼로는 극중 삽입곡 세 곡을 직접 녹음했다. 정작 타이틀곡만 그녀의 목소리가 아니었다.접속에도 다른 목소리가 있었다사라 본의 목소리가 접속(1997)의 마지막 장면을 완성했듯, 화면 속 얼굴과 화면 밖 목소리가 다른.. 2026. 8. 8.
굿모닝 베트남 OST, 전쟁터에 울린 그 노래 1987년 개봉한 영화 '굿모닝 베트남'은 사이공 라디오 방송을 배경으로 한 전쟁 코미디다. 극중 삽입곡은 루이 암스트롱이 1967년에 녹음한 'What a Wonderful World'였고, 평화로운 노랫말과 전장의 풍경이 부딪히며 121분 내내 이 영화의 명장면을 만들었다.세 줄로 읽는 핵심평화의 노래가 전장을 덮었다감독 배리 레빈슨은 이 곡을 내레이션 없는 몽타주(장면을 편집으로 이어 붙여 의미를 만드는 기법) 위에 얹었다. 총성 대신 노래가 흘렀고, 그 정적이 오히려 전쟁의 무게를 드러냈다.1988년 다시 차트에 올랐다1967년 발매 당시 미국에서는 거의 팔리지 않았던 곡이다. 영화 개봉 이듬해인 1988년 재발매되며 빌보드 핫100 32위까지 올랐다.지금도 반전의 클리셰로 쓰인다밝은 멜로디와 참.. 2026. 8. 6.
브루탈리스트 OST 오버처가 10분인 이유 브루탈리스트(2024)는 다니엘 블럼버그의 오버처(서곡·영화 도입부에 전체 분위기를 압축해 연주하는 음악) 10분으로 첫 장면을 연다. 제97회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 이 서곡은 215분 전체 서사를 압축해, 피아노 현 준비 기법과 즉흥 재즈로 전후 이민의 질감을 소리로 설계한다.세 줄로 읽는 핵심오버처 10분이 먼저 영화를 지은 방법감독 브래디 코벳과 블럼버그는 기획 초기부터 이 10분을 함께 설계했다. 오프닝 시퀀스는 오버처 데모에 맞춰 촬영됐다. 소리가 화면보다 먼저 영화를 지었다.두 번째 영화음악가가 아카데미를 가져간 이유두 번째 영화 음악 작업으로 BAFTA와 아카데미를 동시에 수상했다. 오버처만 따로 들어도 하나의 서사가 완성된다. 영화 음악이 영화보다 먼저 영화가 된 사례다.빈스 클라크가 .. 2026. 7.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