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22 안개 OST, 55년 만에 돌아온 그 목소리 정훈희의 데뷔곡 '안개'는 몇 번의 연습 끝에 완성됐을까. 1967년 영화 주제가를 부른 열일곱 살 소녀는 리허설 두 번, 녹음 두 번 만에 이 곡을 끝냈다. 작곡은 색소포니스트 이봉조였고, 55년 뒤 이 노래는 박찬욱 감독의 엔딩 크레디트에서 다시 울렸다.안개(1967), 가상의 도시 무진의 포구를 재구성한 이미지목차열여섯 소녀가 노래해야 했던 이유무진의 포구에서 울린 그 노래작사가는 따로 있었다55년 만에 다시 울린 목소리열여섯 소녀가 노래해야 했던 이유종로 음반 가게에서 이 판을 처음 들었던 밤이 있었다. 재킷에는 앳된 얼굴 하나가 있었다. 그 목소리가 영화 속 여선생의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의 음악 감독은 색소포니스트 이봉조였다. 이 선율은 사실 처음부터 노래로 태어나지 않았다. 1960.. 2026. 8. 9. 돌아오지 않는 강 OST, 부른 건 누구였나 로버트 미첨의 목소리라고 오래 믿어온 사람이 많았다. 1954년 개봉한 오프닝 크레딧에 흐르는 주제가는 사실 가수 테네시 어니 포드가 불렀다. 작곡 리오넬 뉴먼과 작사 켄 다비가 완성한 이 곡의 진짜 목소리 주인은, 스크린 어디에도 이름을 남기지 못했다.돌아오지 않는 강(1954), 급류를 헤치는 뗏목 장면을 재구성한 이미지목차몬로가 노래해야 했던 이유급류 위에서 울린 그 노래미첨도 몬로도 아니었다몬로가 노래해야 했던 이유세운상가 레코드 골목에서 이 싱글을 처음 만졌던 겨울이 있었다. 재킷 위 먼로의 얼굴 옆에는 정작 어떤 남자 가수의 이름도 없었다. 그때는 몰랐다.1950년대 초 20세기폭스는 서부극에 노래를 얹는 흥행 공식을 밀어붙이고 있었다. 제작자 스탠리 루빈은 12주의 프리프로덕션 기간을 따.. 2026. 8. 8. 굿모닝 베트남 OST, 전쟁터에 울린 그 노래 1987년 개봉한 영화 '굿모닝 베트남'은 사이공 라디오 방송을 배경으로 한 전쟁 코미디다. 극중 삽입곡은 루이 암스트롱이 1967년에 녹음한 'What a Wonderful World'였고, 평화로운 노랫말과 전장의 풍경이 부딪히며 121분 내내 이 영화의 명장면을 만들었다.사이공의 라디오 부스, 전파 너머로 흐르던 트럼펫 한 소절목차왜 이 노래였을까전쟁터 위로 흐른 노래명장면으로 남은 이유왜 이 노래였을까이 영화의 오리지널 스코어는 작곡가 알렉스 노스가 맡았다. 그런데 정작 사람들 기억에 남은 건 스코어가 아니라, 스코어 바깥에서 흘러나온 한 곡이었다.극장이 아니라 TV로 이 영화를 처음 봤다. 1990년대 초 주말 밤,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걸린 명화 프로그램에서였다. 총소리가 나올 줄 알았던 자리.. 2026. 8. 6. 브루탈리스트 OST 오버처가 10분인 이유 브루탈리스트(2024)는 다니엘 블럼버그의 오버처(서곡·영화 도입부에 전체 분위기를 압축해 연주하는 음악) 10분으로 첫 장면을 연다. 제97회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 이 서곡은 215분 전체 서사를 압축해, 피아노 현 준비 기법과 즉흥 재즈로 전후 이민의 질감을 소리로 설계한다.브루탈리스트 오리지널 스코어 앨범 커버 — 다니엘 블럼버그, 밀란 레코즈(2024)목차10분 서곡을 설계한 이유오버처가 열어젖히는 장면들피아노 현부터 신스팝까지아카데미가 고른 건축 음악10분 서곡을 설계한 이유음악이 먼저였다. 라즐로가 배에서 내리기도 전에 오버처가 먼저 울렸다. 감독 브래디 코벳과 블럼버그는 영화 기획 초기부터 이 10분을 함께 설계했고, 오프닝 시퀀스는 오버처 데모에 맞춰 촬영됐다. 소리가 화면보다 먼저 영.. 2026. 7. 28. 일 포스티노, 루이스 바칼로프와 네루다의 섬 일 포스티노(1994) OST는 루이스 바칼로프(Luis Bacalov)가 작곡했다. 이 음악은 이듬해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았다. 마이클 래드퍼드 감독, 러닝타임 108분이다. 파블로 네루다에게 시를 배우는 마리오 곁에서 이탈리아 섬의 바람과 파도를 선율로 담아낸 방식을 살펴본다.우편배달부 마리오가 파블로 네루다를 만나 시를 배우는 장목차• 마리오가 부러웠던 이유, 네루다가 곁에 있었다• 바칼로프의 음악이 마리오의 변화를 따라간 방식• 마리오는 시 전에 듣는 법을 먼저 배웠다• 네루다가 없는 자리, 시집이 스승이 된 방식마리오가 부러웠던 이유, 네루다가 곁에 있었다마리오는 처음부터 시를 쓰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작은 섬에서 우편물을 배달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청년이다. 안토니오 스카르메타의 소설을 원작으.. 2026. 7. 17. 철도원, 루스티켈리가 말하지 않은 음악 카를로 루스티켈리는 기관사의 감정을 설명하지 않았다. 화면 속 인물이 힘들 때도, 가족과 다툴 때도, 음악은 같은 무게로 흘렀다. 1956년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 영화 철도원에서 음악이 장면을 열어 두는 것이 이 영화가 선택한 문법이었고, 그 방식이 지금도 남아 있는 이유다.증기를 내뿜는 기관차와 철로 옆에 선 남자, 1950년대 철도역 풍경목차설명하지 않는 음악이란 무엇인가기관사 안드레아의 얼굴과 현악네오리얼리즘이 음악에 남긴 원칙흑백 선율이 컬러 시대에도 남은 이유설명하지 않는 음악이란 무엇인가저녁을 먹고 노트북을 켰다. 화면 밝기를 줄이고 혼자 봤는데, 기관사 안드레아가 기관실 창밖을 바라보는 장면에서 잠깐 멈췄다. 늙어가는 남자의 얼굴에 불빛이 지나갔다. 루스티켈리의 테마가 그 얼굴 위로 흘렀다... 2026. 7. 8.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