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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ather> 퍼셀·블루컬러·아카데미

by 핑계러 2026. 6. 30.

 

거실 의자에 놓인 낡은 LP판과 헤드폰, 더 파더 속 오페라를 떠올리게 하는 정물

영화는 핑계다.

노모를 모시고 산 지 몇 해째다. 어느 날 방에서 노트북으로 영화를 고르다가, 첫 장면부터 흘러나오는 음악에 손이 멈췄다. 오페라였다. 무슨 곡인지는 몰랐는데, 노인이 헤드폰을 끼고 그 음악을 듣는 모습이 낯익었다. 어머니가 종종 라디오를 틀어놓고 가만히 앉아 계시는 모습과 비슷했다.

그 노인의 이름은 안소니였다.


퍼셀의 콜드 송이 만든 첫 균열

영화 시작과 동시에 흐르는 곡은 헨리 퍼셀의 오페라 킹 아서 중 한 대목이다. 흔히 콜드 송으로 불리는 이 노래는, 한 음 한 음이 떨리듯 끊어지며 올라간다. 추위에 몸이 떨려 노래를 제대로 잇지 못하는 듯한 발성이다.

안소니는 이 음악을 들으며 거실에 앉아 있다. 평온해 보이지만, 그 떨리는 선율이 이미 무언가를 예고한다. 영화는 아직 아무 사건도 보여주지 않았는데, 음악이 먼저 균열의 모양을 그려놓는다.

노래의 가사는 추위에 갇힌 정령이 깨어나길 거부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무엇에도 붙들리고 싶지 않다는 그 저항이, 뒤이어 펼쳐질 안소니의 혼란과 묘하게 겹쳐진다.


왜 같은 거실이 매번 다른 색으로 보일까

영화는 안소니의 시점에서 진행되는데, 같은 공간이 장면마다 미묘하게 달라진다. 어디까지가 실제이고 어디부터가 안소니의 착각인지, 보는 사람도 같이 혼란스러워진다.

한 비평에서는 안소니의 집이 처음엔 크림빛과 황금빛을 띠다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점점 푸른빛으로 잠식된다고 풀이한다. 영어로 블루는 색이면서 동시에 우울이라는 정서를 가리키기도 한다. 음악이 귀로 들어와 균열을 예고했다면, 색은 눈으로 그 균열을 완성하는 셈이다.


잠들어 있느라 몰랐던 이름

시상식 발표 순간에 정작 당사자는 어디에 있었을까.

안소니 홉킨스는 아카데미 시상식 당일 자기 이름이 불리는 줄도 모르고 집에서 잠들어 있었다고 한다. 이 영화는 제93회 아카데미에서 남우주연상과 각색상을 받았다. 원작은 감독 자신이 쓴 희곡이었고, 그 희곡을 직접 영화로 옮긴 데뷔작이었다.

치매를 다루는 영화는 이전에도 많았지만, 환자를 바깥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대부분이었다. 이 영화는 그 반대를 택했다. 보는 사람이 환자의 혼란 속으로 직접 끌려 들어가게 만든다. 그 방식이 평단과 시상식 양쪽에서 동시에 통했다.


"거실에서 흘러나오던 그 떨리는 음 하나가, 아직도 귓가에 남아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 더 파더의 첫 장면에 나오는 음악은 무엇인가요?
A. 헨리 퍼셀의 오페라 킹 아서 중 한 대목으로, 흔히 콜드 송으로 불리는 곡입니다. 안소니가 헤드폰으로 듣는 음악으로 등장합니다.

Q. 더 파더는 어떤 영화인가요?
A. 2020년 플로리앙 젤레르 감독의 작품으로, 감독 자신이 쓴 동명의 희곡을 영화화했습니다. 치매를 앓는 노인 안소니의 시점에서 진행되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과 각색상을 받았습니다.

Q. 안소니 홉킨스는 이 작품으로 몇 번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나요?
A. 두 번째입니다. 1992년 양들의 침묵으로 첫 수상을 한 이후, 더 파더로 다시 한번 남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참고 출처

  • 〈더 파더〉(The Father, 2020), 감독 플로리앙 젤레르
  •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내역
  • 위키백과, 「더 파더」 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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