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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씽·Love is의 부활

by 핑계러 2026. 6. 25.

red jacket and white sneakers on empty dance studio floor, no people, retro coed group tribute]

스무 살 적 빨간 옷을 다시 꺼내 입은 마흔 중반 남자가 윈드밀을 돌리다 무릎에서 작게 소리를 낸다. 영화 〈와일드 씽〉 속 혼성 댄스그룹 트라이앵글의 데뷔곡 'Love is'가 20년 만의 부활을 알리듯 다시 음원 사이트 메인에 걸렸다.

노래도 안무도 그대로지만 돌아온 무대는 그때와 다르다. 핑계 삼아 들여다보고 싶은 건 'Love is' 한 곡이 어떻게 1990년대 혼성그룹의 흥망사를 통과해 지금 다시 음원차트에 오르게 됐는지다. 코요태 하나만 남기고 사라졌던 혼성그룹이라는 형식 자체가, 이 영화를 통해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한때 가요대상을 거머쥐던 장르가 어쩌다 한 팀만 남았는지부터 짚어볼 차례다.

'Love is', 표절 시비로 끝난 그룹들의 후예

영화 속 트라이앵글은 한창 인기를 끌던 시기에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해체된다. 구체적인 사유는 영화에서 직접 확인하는 게 좋겠지만, 1990년대 가요계엔 비슷한 패턴으로 무너진 팀이 실재했다.

혼성그룹 Who는 1996년 한 곡을 리메이크해 발표했는데, 그 원곡 자체가 가수 함윤상이 먼저 일본 곡을 표절해 부른 노래였다. 표절이 한 번 더 표절된 셈이다. 결국 소속사가 억대 손해배상을 떠안았고, Who는 그대로 해체됐다. 곡 하나를 잘못 고른 대가로 팀 전체가 사라진, 가요계의 불명예스러운 사례로 남아 있다.

같은 시기 룰라는 '날개 잃은 천사'로, 쿨은 '애상'으로, 영턱스클럽은 '정'으로, 코요태는 '순정'으로, 자자는 '버스 안에서'로 차트 상위권을 채웠다. 영턱스클럽과 코요태가 같은 해 가요톱텐 상위권에 나란히 오른 것처럼, 혼성그룹들은 서로 경쟁하면서도 차트의 한 시대를 함께 만들었다. 쿨과 룰라는 가요대상까지 받았을 만큼, 혼성그룹은 당시 가요계 지분을 적잖이 나눠 가진 주류 형식이었다.

아이돌 팬덤체제가 지운 자리

전성기는 길지 않았다. H.O.T가 거대 팬덤을 조직화한 1996년 이후, 보이그룹·걸그룹이 가요계의 중심으로 빠르게 옮겨갔다. 트라이앵글이 데뷔했다는 극중 설정 연도인 2001년은 이미 그 흐름이 자리를 잡은 뒤였다. 같은 시기 5인조 혼성그룹 마요네즈가 '그녀의 반지' 한 곡 활동만 남기고 멤버가 빠져나간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방송사 음악프로그램 순위에서도 변화가 뚜렷했다. 1990년대 말까지는 혼성그룹과 솔로 가수가 뒤섞여 1위를 다퉜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점차 보이그룹·걸그룹이 상위권을 채우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그 이유를 '애인으로서의 가치'가 약하다는 데서 찾는다. 가수와 동시에 팬의 가상연애 상대 역할까지 떠안아야 하는 아이돌 시장에서, 한쪽 성별로만 팬덤을 모으기 어려운 혼성그룹은 구조적으로 불리했다는 분석이다. 작은 스캔들 하나에도 쉽게 흔들렸던 그 시절 혼성그룹의 약점은, 트라이앵글이 겪는 사건의 무게와도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그 결과 1998년 데뷔한 코요태만이 거의 유일하게 명맥을 이어왔다. 동시대에 활동했던 룰라·쿨·영턱스클럽·자자·스페이스A·마요네즈는 모두 무대를 떠났다. 영화 속 트라이앵글의 20년 공백은, 실제 혼성그룹들이 가요계에서 통째로 비워낸 시간과 정확히 겹쳐 보인다.

다시 부르는 여름의 노래

완전히 끊긴 건 아니었다. 2020년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결성된 싹쓰리(유재석·이효리·비)는 90년대 감성을 재해석한 '다시 여기 바닷가'와 '그 여름을 틀어줘'로 음원차트 정상을 휩쓸며 혼성그룹 형식의 생존 가능성을 보여줬다.

최근에는 더블랙레이블의 신인 혼성그룹 올데이프로젝트가 그 계보를 잇고 있다. 여성 3인, 남성 2인으로 구성된 이 팀은 힙합 기반의 'FAMOUS'로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와일드 씽〉의 'Love is'는 이 흐름의 극영화판이라 할 수 있다. 유튜브 공개 한 달 만에 조회수 373만 회를 넘기며, 사라진 형식도 노래만 좋으면 다시 통한다는 걸 증명하는 중이다. 음원 사이트 댓글창에는 "이 노래가 신곡인 줄 알았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20년의 공백이 무색하게, 곡 자체의 완성도만으로도 충분히 통하고 있다는 뜻이다. 표절 논란으로 끝난 1990년대 Who와 달리, 'Love is'는 음원 발매부터 합법적인 절차를 밟았다는 점도 다르다.

 

 <구분/1996년 혼성그룹 Who(실제)/2026년 트라이앵글(영화)>

해체 원인 표절곡 발각, 소속사 손해배상 후 해체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해체(구체적 사유는 극중 확인)
이후 행보 복귀 없이 완전히 해체 20년 만 재기 도전
현재 반응 가요계 불명예 사례로 기록 실제 음원 발매, 유튜브 373만 회
old CD player and cassette tapes on desk, 1990s Korean pop nostalgia object shot]

FAQ

Q. 영화 속 트라이앵글은 실제 그룹을 모델로 했나요?
A. 특정 그룹을 그대로 따온 건 아니지만, 1990년대 혼성그룹들이 겪은 표절 시비·해체 패턴을 모티프로 재구성한 가상의 그룹으로 보인다.

Q. 'Love is'는 실제 음원으로 들을 수 있나요?
A. 가능하다. 2026년 4월 21일 멜론·지니·FLO·벅스·바이브와 유튜브·스포티파이·애플뮤직 등에 정식 발매됐다.

Q. 혼성그룹은 왜 2000년대 이후 자취를 감췄나요?
A. 보이그룹·걸그룹 중심의 팬덤 문화가 자리잡으며 한쪽 성별 팬덤 확보가 어려운 혼성그룹이 점점 설 자리를 잃었다는 분석이 있다.

3줄 요약

  1. 영화 〈와일드 씽〉 속 혼성 댄스그룹 트라이앵글의 데뷔곡 'Love is'는 2026년 4월 21일 멜론·지니·스포티파이 등에 실제 음원으로 정식 발매됐다.
  2. 1990년대 가요계는 룰라·쿨·영턱스클럽·코요태 등 혼성그룹의 전성기였고, 쿨과 룰라는 가요대상까지 받았다.
  3. 2000년대 후반 보이그룹·걸그룹 중심의 아이돌 팬덤 체제가 자리잡으며 혼성그룹은 설 자리를 잃었고, 현재 명맥을 잇는 건 코요태가 거의 유일하다.

핑계 한 줄

줄거리도 안무도 핑계, 진짜 궁금했던 건 사라졌던 그 형식이었다.

참고 출처

  • 나무위키 '혼성그룹' 문서
  • 나무위키 '와일드 씽(2026)' 문서
  • 나무위키 'Love is(트라이앵글)' 문서
  • 위키백과 '와일드 씽 (2026년 영화)' 문서
  • 지니뮤직 공식 유튜브 채널, 트라이앵글 'Love is' Official M/V (2026.4.21 공개)
  • 롯데엔터테인먼트 공식 유튜브 채널, 〈와일드 씽〉 공식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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