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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음악 비하인드

오징어게임 OST, 외면당했던 곡의 부활

by 핑계왕초 2026. 6. 29.

오징어게임 OST Pink Soldiers는 원래 다른 뮤지컬을 위해 쓰였다가 반응이 좋지 않아 묻힌 곡이었다. 정재일 음악감독이 오랜 친구 김성수(예명 23)의 그 곡을 발견해 되살렸다. 라틴 진혼곡 디에스 이레를 품은 이 곡이 어떻게 세상에 다시 나왔는지 살펴본다.

다른 뮤지컬에서 반응이 없던 곡이었다

공연 무대에서 외면당했던 곡이, 전혀 다른 작품에서 가장 유명한 테마가 됐다.

정재일이 옛 친구의 음악을 발견했다

"필요하면 써도 된다"는 한마디에, 다음 날 바로 함께 작업하자는 답이 왔다.

시즌2에서 오케스트라로 확장됐다

구음 합창 한 줄이던 원곡이, 박민주의 편곡을 거쳐 헝가리 오케스트라의 현악으로 불어났다.

참고한 기록들

  • 더뮤지컬, 「[SPECIAL] 김성수 음악감독, 비선형의 세계」
  • 나무위키, 「오징어 게임/음악」
  • 머니S, 「'리코더·337박수'의 의미… 소름 돋는 오징어게임 OST의 정체」(2021.10.10)

오징어게임 2021 김성수 정재일 핑크솔저 디에스이레

핑크색 옷을 입은 가면 쓴 진행요원들의 장면 (Google Gemini AI 생성 이미지)

목차
  1. 김성수, 뮤지컬에서 외면당한 곡을 남겨뒀다
  2. 정재일이 발견한 친구의 디에스 이레
  3. 23에서 박민주까지, 시즌을 넘은 확장

김성수, 뮤지컬에서 외면당한 곡을 남겨뒀다

Pink Soldiers는 원래 오징어게임을 위해 쓴 곡이 아니었다. 뮤지컬 음악감독으로 페스트, 광화문 연가,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만들어온 김성수가 다른 뮤지컬 작업을 위해 미리 써둔 곡이었다. 그런데 그 무대에서 곡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았다. 김성수는 이 곡을 그대로 서랍에 넣어뒀다.

김성수는 창작 크레디트에 본명 대신 예명 '23'을 병기한다. 소설가 윌리엄 버로스가 말한 불운의 숫자 23법칙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곡의 멜로디는 라틴어 레퀴엠 중 한 대목인 디에스 이레(Dies irae, 진노의 날)를 기반으로 한다. 가톨릭 장례 미사에서 죽은 이의 명복을 빌 때 쓰던 그레고리오 성가로, 모차르트 레퀴엠과 영화 샤이닝에도 등장하는 선율이다. 서랍 속에 있던 곡의 재료 자체가 이미 죽음을 향해 있었던 셈이다.

이 곡이 원래 무대에서 계속 쓰였다면, 서바이벌 드라마와는 아무 접점 없이 소극장 뮤지컬 넘버 중 하나로 남았을 것이다. 반응이 없어 방치됐던 그 사정이 오히려, 훗날 완전히 다른 장르의 작품에서 다시 쓰일 여지를 남겨뒀다.

정재일이 발견한 친구의 디에스 이레

정재일과 김성수는 오랜 친구 사이다. 김성수는 한동안 뮤지컬 작업을 쉬다가 2015년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음악감독을 맡으며 무대로 복귀했는데, 그 결정적 계기가 정재일이었다고 밝혔다. 김성수가 자신의 콘서트 23Live를 준비할 때 정재일이 "형 공연이면 무조건 참여한다"고 흔쾌히 응했던 인연이 있었다.

정재일이 오징어게임 작업을 시작하던 시기, 김성수는 먼저 "혹시 필요하면 내가 만들어 놓은 음악을 사용해도 된다"고 말을 건넸다. 다음 날 바로 정재일에게 연락이 왔다. "함께 해보자." 그렇게 서랍 속에 있던 곡이 Pink Soldiers라는 이름으로 되살아났다. 정재일은 인터뷰에서, 길고 유기적이지만 지루할 틈 없이 극을 채우려면 자신과 다른 결의 음악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해 김성수에게 작곡을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정재일이 스코어 전체를 혼자 완성하려 했다면,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음악적 결이 부딪히며 만드는 이 긴장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과 다른 색을 가진 옛 친구의 곡을 그대로 가져다 쓴 선택이, 오징어게임 OST 전체에 리코더의 천진함과 진혼곡의 무게가 나란히 놓이는 구조를 만들었다.

23에서 박민주까지, 시즌을 넘은 확장

시즌1 OST에서 정재일은 직접 연주한 중세 리코더로 Way Back then을 만들었다. 초등학교 시절 음악시간의 리코더·소고·캐스터네츠를 떠올리며, 게임에서 흔히 쓰는 3·3·7 박수 박자를 기초로 삼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서울 홍대 스튜디오702에서 김찬영이 녹음하고, 전체 믹싱과 마스터링은 김병극이 맡았다. 김성수(23)는 Pink Soldiers 외에도 Hostage Crisis, Delivery, Dead End를 추가로 작곡하며 정재일과 함께 시즌1 스코어를 채웠다.

시즌2에서는 뮤지컬·드라마 편곡가로 활동해온 박민주가 새로 합류했다. 그는 시즌1에서 화제였던 Pink Soldiers를 Pink Soldiers Redux로, Player vs Pink Soldiers로 다시 편곡했다. 구음 합창 한 줄이 전부였던 원곡에,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코어링 오케스트라의 현악 파트를 더해 모티프를 확장했다. 시즌1에서 반응이 없어 묻혔던 곡 하나가, 시즌2에서는 정식으로 오케스트라 편성을 받는 자리까지 올라온 셈이다.

음원 출처: Spotify 공식 플레이어 (Kim Sungsoo, 「Pink Soldiers」, Squid Game Original Soundtrack from the Netflix Series, 2021)

핑계왕초

외면당했던 곡이 친구의 손을 거쳐 되살아나는 과정을 붙잡아 옮겨 적습니다. 본 글의 자료는 2026.6.29 기준으로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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