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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영화 음악

남과 북 OST, 20년 뒤 부활한 주제가

by 핑계왕초 2026. 6. 28.

남과 북(1965) OST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는 박춘석이 작곡하고 곽순옥이 불렀다. 라디오 드라마에서 영화로 옮겨온 이 곡은, 20년 뒤 KBS 이산가족을 찾습니다의 주제가로 다시 쓰였다. 한 곡이 세 시대를 건넌 과정을 살펴본다.

라디오 드라마의 노래가 영화 주제가로 옮겨왔다

1964년 라디오극의 삽입곡이 이듬해 영화에도 그대로 쓰이며 원작과 각색을 동시에 관통했다.

방송가요대상 주제가상을 받았다

제1회 동양방송 방송가요대상에서 주제가상을 받으며 그해를 대표하는 영화음악으로 남았다.

20년 뒤 이산가족 찾기 방송의 주제가가 됐다

1983년 KBS의 특별 생방송 오프닝·엔딩에 다시 쓰이며 전 국민이 눈물로 다시 들었다.

참고한 기록들

  • 위키백과, 「남과 북 (1965년 영화)」
  • KMDb 한국영화걸작선, 「남과 북 - 김기덕, 1965」
  • 서울&, 「'떠날 때는 말없이' '안개'…60년대 히트곡 OST 많아」

남과 북 1965 곽순옥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강가 이별

강가에서 이별을 앞둔 두 사람의 뒷모습을 그린 장면 (Google Gemini AI 생성 이미지)

목차
  1. 한운사의 라디오 드라마, 박춘석의 노래로 완성되다
  2. 반공을 비켜간 영화, 노래로 남은 그리움
  3. 20년 뒤, 전 국민이 다시 부른 노래

한운사의 라디오 드라마, 박춘석의 노래로 완성되다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는 1964년 KBS(당시 HLKA)에서 방송된 28부작 라디오 드라마 남과 북의 삽입곡으로 먼저 태어났다. 작가 한운사가 직접 가사를 썼고, 박춘석이 곡을 붙였으며, 가수 곽순옥이 노래했다. 이듬해인 1965년, 한운사가 이 라디오 드라마를 직접 각색해 영화 남과 북으로 만들었다. 주제가도 그대로 옮겨왔다. 드라마의 노래가 영화의 노래가 된 것이다.

영화는 8·15 광복 직후 남하한 애인을 찾아 귀순한 북한군 대대장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노래 가사는 "얌전한 몸매에 빛나는 눈, 고운 마음씨는 달덩이 같이"로 시작해 강가에서 맹세하던 한 여인을 그린다. 특정 인물의 서사이지만, 그 그리움의 정서는 헤어진 모든 사람의 이야기로 쉽게 확장됐다.

이 노래가 라디오 드라마에만 머물렀다면, 청취자의 기억 속에서만 살다 사라졌을 것이다. 영화로 옮겨오며 화면과 함께 각인된 덕분에, 이 선율은 매체를 넘나들며 살아남을 수 있는 첫 발판을 얻었다.

한운사는 이 이야기를 라디오, 영화, 텔레비전 드라마로 계속 다시 썼지만, 주제가만큼은 한 번도 바꾸지 않았다. 새 매체마다 새 얼굴, 새 배우, 새 연출이 들어왔어도 노래는 처음 그대로였다. 이야기의 형식은 시대에 맞춰 계속 바뀌었지만, 그 이야기가 품은 그리움의 소리는 한 곡으로 고정된 셈이다.

반공을 비켜간 영화, 노래로 남은 그리움

1960년대에는 6·25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가 쏟아졌다. 대부분 반공주의로 기울었던 그 시절, 남과 북은 드문 예외였다. 같은 작가 한운사의 다른 작품 빨간 마후라와 비교해도, 이 영화는 이념보다 인간의 그리움 쪽에 무게를 뒀다. 감독 김기덕은 적과 아군이라는 구도 대신, 헤어진 사람을 찾아 헤매는 마음을 중심에 세웠다.

이 영화는 제1회 동양방송(TBC) 방송가요대상에서 주제가상을 받았다. 국내외 영화제에서도 여러 상을 받으며 그해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혔다. 이후 이 이야기는 1972년 KBS 13부작 드라마, 1984년 김기 감독의 리메이크 영화, 1992년과 1996년 MBC 드라마로 계속 다시 만들어졌다. 매체를 바꿔가며 반복해서 소환된 셈이다.

이 영화가 반공을 전면에 내세웠다면, 주제가 역시 승전이나 각오를 다지는 곡으로 채워졌을 것이다. 그리움 쪽으로 방향을 튼 선택 덕분에, 노래는 이념과 무관하게 헤어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로 들을 수 있는 곡으로 남을 수 있었다.

20년 뒤, 전 국민이 다시 부른 노래

이 곡의 진짜 생명은 영화가 끝난 뒤에 시작됐다. 1983년 6월, KBS는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라는 특별 생방송을 시작했다. 6·25 전쟁으로 흩어진 가족을 화면 앞에서 직접 찾아주는 방송이었다. 이 방송의 오프닝과 엔딩에 다시 쓰인 곡이 바로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였다. 18년 전 영화 주제가로 쓰였던 곡이, 실제로 흩어진 가족을 찾는 방송의 주제가가 된 것이다.

방송은 예정된 방송 시간을 훌쩍 넘겨 138일간 이어졌고, 이 기간 동안 이 노래는 수없이 반복해서 흘러나왔다. 노래 속 가상의 이별이 화면 속 진짜 가족들의 재회와 겹쳐지면서, 이 곡은 온 국민의 눈물샘을 다시 자극했다. 허구의 이야기를 위해 쓰인 노래가, 현실의 이산가족 앞에서 다시 살아난 드문 사례다.

1964년 라디오 전파를 탄 노래가, 1965년 스크린을 채우고, 1983년에는 실제 이산가족의 눈물과 함께 다시 흘렀다. 한 곡이 이렇게 세 번, 서로 다른 이유로 사람들을 울린 경우는 흔치 않다.

음원 출처: Spotify 공식 플레이어 (곽순옥,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1964)

핑계왕초

한 곡이 세 번 다른 이유로 사람을 울리는 과정을 붙잡아 옮겨 적습니다. 본 글의 자료는 2026.6.28 기준으로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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