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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음악 비하인드

신의 악단, '광야를 지나며' 부른 이유

by 핑계왕초 2026. 9. 6.

2025년 12월 31일 개봉한 영화 '신의 악단'에서 배우 정진운은 촬영을 쉬던 하루, 감독의 권유로 실제 몽골 광야를 30분 동안 걸었다. 그날 돌아와 다시 부른 노래가 찬양곡 '광야를 지나며'였고, 이 영화는 입소문을 타며 개봉 37일 만에 관객 100만 명을 넘겼다.

신의악단 2025 광야를 지나며 히즈윌 광야를 걷는 실루엣

몽골 광야를 닮은 풍경, 노래는 그 걸음에서 시작됐다.

목차
  1. 가짜 찬양단이 부른 진짜 노래
  2. 카메라가 꺼진 뒤의 서른 분
  3. 극장을 나온 뒤에도 남는 곡

가짜 찬양단이 부른 진짜 노래

극 중 찬양단은 처음부터 위장이다. 국제사회의 지원금을 노린 보위부가 사람들을 모아 부흥회 흉내를 내는 무대장치일 뿐이다. 그런데 정작 그 무대에 오른 노래는 흉내가 아니다.

'광야를 지나며'는 2018년 히즈윌(HisWill)이 낸 찬양곡이다. 작곡가 장진숙은 아버지의 오랜 투병과 이른 별세를 겪고 홀로서기를 해야 했던 시절을 곡에 담았다고 밝힌 바 있다. 고난의 시간을 감사로 돌아보는 노래다.

극장에서 이 전주를 처음 들었을 때, 옆자리에서 손수건을 꺼내는 소리가 들렸다. 위장 악단이 부르는 노래인데도 그 소리는 위장이 아니었다.

'쇼생크 탈출'에서 죄수들이 스피커 너머로 흘러나온 모차르트 아리아에 잠시 멈춰 서던 장면이 떠올랐다. 통제된 공간에서 음악이 잠깐 담장을 넘는 순간, 그 힘은 가사의 진위가 아니라 소리 자체에서 나온다. '신의 악단'의 이 노래도 진짜 신앙이었는지보다, 그 순간 누군가의 가슴이 실제로 트였다는 사실이 더 오래 남는다.

카메라가 꺼진 뒤의 서른 분

촬영은 영하 30도 한파 속 몽골 현지에서 여러 주에 걸쳐 진행됐다. 정진운이 맡은 김 대위는 신앙을 가진 이들을 고문하던 인물이었으나, 찬양 연습을 거치며 가슴이 트이는 경험을 하게 되는 역이다.

준비 단계 내용
발성 훈련 북한식 발음과 발성으로 곡을 다시 익히는 과정
편곡 참여 음악감독과 함께 테마곡 편곡 방향을 직접 논의
광야 체험 휴촬일에 감독의 권유로 실제 사막을 30분 걸음

노래는 스튜디오가 아니라 그 서른 분 걸음에서 완성됐다.

그는 훗날 인터뷰에서 그 광야에 서 있던 순간을 돌아보며, 지나온 힘든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더라고 전했다. 노래를 먼저 부르고 광야를 걸었다면 순서가 바뀌었을 뿐인데, 그 서른 분이 없었다면 지금의 노래는 없었을 것이다.

집에 돌아와 히즈윌의 2018년 원곡을 다시 틀어봤다. 극장에서는 인물의 사연이 얹혀 들렸던 목소리가, 원곡에서는 피아노와 현악만으로 훨씬 담담하게 서 있었다. 같은 가사인데 걸어온 길이 다르면 노래도 다르게 도착한다.

음원 출처: Spotify 공식 플레이어 — 히즈윌(HisWill), '광야를 지나며' (2018)

극장을 나온 뒤에도 남는 곡

'신의 악단'은 개봉 초기 할리우드 대작들 틈에서 적은 상영 횟수로 출발했다. 그런데도 입소문이 이어지며 개봉 37일 만에 관객 100만 명을 넘겼고, 2026년 들어 그 선을 넘은 두 번째 한국 영화가 됐다.

의암호변을 걷다가 이어폰으로 '광야를 지나며'를 다시 들은 저녁이 있다. 걸음이 노래를 만들었다는 걸 알고 나니, 걷는 동안 노래가 따라오는 쪽이 됐다.

위장 악단이 부른 노래가 진짜였던 것처럼, 흥행 성적표 뒤에 남는 것도 결국 그 서른 분의 걸음 같은 것이다. 스크린이 꺼진 뒤에도 노래는 걷고 있다.

세 줄로 읽는 핵심

북한판 선전 악단이 실제로 있었다

대북제재로 재정이 막힌 북한이 국제사회의 지원을 얻으려 위장 찬양단을 꾸린다는 실화 소재다. 보위부의 명령으로 무대에 오른 이들은 신앙을 흉내 내다가 진짜 신앙에 눈을 뜬다.

정진운은 광야를 걷고 나서 불렀다

군인 역의 정진운이 부르는 '광야를 지나며'는 극 중 전환점이다. 그는 편곡에 직접 참여했고, 북한식 발성으로 다시 부르는 과정에서 밴드 시절의 감각을 끌어왔다.

역주행 끝에 백만 관객을 넘겼다

할리우드 대작들 틈에서 적은 상영관으로 출발했지만 입소문을 타고 개봉 37일 만에 100만 관객을 넘겼다. 2026년 들어 그 기록을 넘긴 두 번째 한국 영화였다.

참고한 기록들

  • Wikipedia, "Choir of God" 항목 — 감독·출연진·개봉일·촬영지·흥행 개요 확인
  • IMDb, "Choir of God (2025)" 항목 — 크레딧 및 장르 정보 확인
  • 벅스, '광야를 지나며' 트랙 정보 — 원곡 아티스트 히즈윌(HisWill) 확인

핑계왕초

영화음악과 OST에 새겨진 시간을 기록합니다. 극장에서 흘러나온 노래 한 곡을 오래 붙들고 있는 편입니다. 본 글의 자료는 2026.9.8 기준으로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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