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조스'는 1975년 미국에서 개봉했다. 감독은 스티븐 스필버그, 원작은 피터 벤츨리의 동명 소설이다. 무대는 미국 동부의 가상 휴양지 에이미티 섬, 시간은 독립기념일을 앞둔 여름이다. 해변에서 정체불명의 상어가 사람을 공격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음악은 존 윌리엄스가 맡았고, 단 두 개의 음으로 만든 주제곡이 영화 전체를 떠받치는 상징으로 남는다.
- 배경: 미국 동부 휴양지 에이미티 섬, 독립기념일 성수기를 앞둔 여름
- 발단: 밤바다에서 헤엄치던 여자가 무언가에 끌려 사라짐
- 등장인물: 브로디(로이 샤이더), 물을 무서워하는 경찰서장
- 등장인물: 후퍼(리처드 드레이퍼스), 장비와 지식으로 상어를 좇는 해양학자
- 등장인물: 퀸트(로버트 쇼), 작살과 배 오르카호로 사냥에 나서는 늙은 어부
- 전개: 시장은 해변을 닫지 않으려 하고, 희생자는 늘어남
- 결말: 세 남자가 바다로 나가 퀸트는 목숨을 잃고 브로디가 상어를 끝냄
두 음, 상어가 된 소리
저녁을 먹은 후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5분 남짓 걸었을 뿐인데 등에 땀이 찼다. 젖은 셔츠가 살에 들러붙었다. 이런 후텁지근한 밤에는 오래된 조스를 다시 꺼내 본다. 상어가 물 밑에서 다가올 때 깔리는 두 음은, 언제 들어도 등을 서늘하게 한다. 도입부 화면은 검은 물속이다. 첼로와 콘트라베이스가 바닥을 깔고, 반음 차이의 두 음이 번갈아 울린다. 존 윌리엄스는 이 소리가 상어처럼 쉬지 않고 갈아댄다고 말했다. 그는 가락을 붙이는 대신 음의 빠르기와 크기만 바꿔 상어의 무분별한 공격을 그렸다고 밝혔다. 느리고 작던 음이 점점 빨라지고 커진다. 그 가속이 곧 돌진이다. 스필버그는 윌리엄스가 피아노로 두 음을 짚었을 때 농담인 줄 알고 웃었다. 그러나 그 두 음이 영화를 떠받친다. 촬영 내내 기계 상어는 자주 멈췄고, 상어는 124분 가운데 81분이 지나서야 온몸을 드러낸다. 그 긴 빈자리를 음악이 채운다. 관객만 이 소리를 듣는다. 브로디도 후퍼도 듣지 못한다. 화면 밖에서 나는 소리다. 그래서 두 음은 상어를 설명하지 않고, 상어 그 자체가 된다. 물밑에서 다가오는 것은 지느러미가 아니라 박자다. 박자가 정점에 닿으면, 곧 누군가 물속으로 끌려 들어간다. 소리가 먼저 죽음을 가리킨다.
침묵, 거짓말하지 않는 조스의 음악
윌리엄스에게는 규칙이 하나 있었다. 관객을 속이지 않는다. 조스 테마는 상어가 진짜 있을 때만 흐른다. 아이들이 판지로 만든 지느러미를 달고 물놀이객을 놀라게 할 때, 음악은 입을 다문다. 반대로 상어가 진짜로 덮치는 장면에는 어김없이 두 음이 먼저 깔린다. 가짜 위협에는 두 음이 없다. 그래서 관객은 배운다. 두 음이 들리면 누군가 죽는다. 음악이 멈추면 바다는 잠시 안전해 보인다. 이 침묵이 덫이다. 우리는 소리로 위험을 가늠하다가, 소리가 없는 순간 긴장을 푼다. 바로 그때 영화는 다시 조인다. 음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대신, 침묵으로 사람을 안심시킨다. 무음도 하나의 장치다. 들리지 않는 자리가 들리는 자리만큼 일한다. 배 위에서 퀸트가 옛 뱃노래를 흥얼거리는 장면은 다르다. 그 소리는 인물이 제 입으로 낸다. 화면 안의 소리다. 두 음은 화면 밖에서 오고, 뱃노래는 갑판 위에서 난다. 두 소리가 갈리는 자리에서 인물의 처지가 드러난다. 노래하는 남자는 곧 바다에 잡아먹힐 남자다. 그 대목에서 음악이 인물의 속을 대신 말한다고 느꼈다.
라이트모티프, 에이미티와 오르카호의 충돌
조스의 음악은 두 음만이 아니다. 윌리엄스는 인물과 장소마다 다른 가락을 붙였다. 에이미티 섬에는 밝고 들뜬 미국식 선율이 흐른다. 독립기념일을 앞둔 해변, 사람들이 모래밭으로 쏟아지는 장면이다. 이 밝음이 위험을 가린다. 장사는 계속돼야 하고, 시장은 해변을 닫지 않는다. 밝은 가락이 끝나는 자리에서 두 음이 다시 깔린다. 음악이 바뀌면 장면의 온도가 바뀐다. 후반부, 세 남자가 오르카호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 여기서는 뱃노래풍의 모험 가락이 인다. 사냥의 설렘과 두려움이 같은 박자 위에 얹힌다. 상어가 달려들면 두 음과 모험 가락이 부딪친다. 사람의 가락과 짐승의 가락이 한 화면에서 자리를 다툰다. 그 충돌이 곧 인간 대 짐승이다. 밝은 가락은 뭍의 시간을, 두 음은 물밑의 시간을 가른다. 두 시간이 부딪치는 자리에서 영화의 긴장이 솟는다. 윌리엄스는 이 음악으로 1976년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았다. 그가 직접 쓴 곡으로 받은 첫 오스카였다. 그는 그날 시상식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던 중 무대로 뛰어 올라가 상을 받고 다시 지휘석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상어보다 그 두 음을 먼저 기억한다. 바다를 보면, 아직도 그 박자가 먼저 떠오른다.
참고 출처
위키피디아, Jaws (soundtrack)
The Conversation
Movie Music UK
'더 큰 배가 필요하겠어' 장면, Movieclips
Main Title(Theme From Jaws), John Williams - Spotif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