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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영화 음악

슈퍼맨 OST, 팡파르가 여는 하늘

by 핑계왕초 2026. 7. 15.

1978년 리처드 도너 감독의 슈퍼맨 OST는 존 윌리엄스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만들었다. 트럼펫 팡파르 하나로 영웅의 등장을 완성한 이 테마는 크리스토퍼 리브의 얼굴과 함께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 팡파르가 어떻게 완성됐는지 짚어본다.

트럼펫 팡파르 하나로 영웅이 등장한다

트럼펫 3화음이 먼저 울리고 현악기와 금관악기 전체가 받아친다. 복잡한 선율 없이도 압도된다.

런던 심포니가 첫 8마디에 압도감을 만든다

오케스트라 전체가 동시에 내지르는 그 8마디가 지나면 관객은 이미 영화 안에 들어와 있다.

아카데미 54회 후보 작곡가의 대표작이 됐다

존 윌리엄스는 아카데미 후보에 54회 올라 5회 수상했고, 이 팡파르는 그 이력의 초기 걸작이다.

참고한 기록들

  • Wikipedia, 「Music of Superman」
  • Wikipedia, 「List of awards and nominations received by John Williams」
  • The Legacy of John Williams, 「Superman: The Movie」 프로덕션 노트

트럼펫 팡파르와 함께 하늘로 솟아오르는 순간을 그린 장면

트럼펫 팡파르와 함께 하늘로 솟아오르는 순간을 그린 장면 (Google Gemini AI 생성 이미지)

목차
  1. 존 윌리엄스와 런던 심포니가 만든 팡파르
  2. 도너 감독의 핍진성, 리브가 완성한 두 얼굴
  3. 팡파르가 반세기를 넘어 남은 흔적

존 윌리엄스와 런던 심포니가 만든 팡파르

존 윌리엄스는 슈퍼맨 음악을 의뢰받았을 때 이미 죠스(1975)와 스타워즈(1977)로 세계 최정상 영화음악 작곡가의 자리에 있었다. 리처드 도너 감독은 그에게 스타워즈 메인 음악과 비슷한 웅장함을 요청했다. 두 곡 모두 존 윌리엄스가 작곡한 덕에 가능한 주문이었다. 그 결과물이 트럼펫 팡파르로 시작하는 메인 테마다.

이 곡의 구조는 단순하다. 트럼펫 3화음이 먼저 울린다. 그다음 현악기가 쏟아지고, 금관악기 전체가 받아친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전체가 동시에 내지르는 그 첫 8마디가 지나면 관객은 이미 영화 안에 있다. 복잡한 선율이 없어도 압도된다. 영웅이 등장할 때 필요한 감정이 무엇인지, 존 윌리엄스는 금관악기 하나로 정확하게 짚어냈다.

OST는 메인 테마 외에도 로이스 레인과 슈퍼맨의 비행 장면에 흐르는 러브 테마 'Can You Read My Mind'를 담고 있다. 마곳 키더가 직접 부른 이 곡은 팡파르와 정반대의 결을 가진다. 웅장함 대신 속삭임, 금관악기 대신 현악기와 보컬이 중심이다. 팡파르만 반복해 썼다면 이 영화는 시종일관 웅장하기만 한 음악으로 소비됐을 것이다. 같은 영화 안에서 완전히 다른 두 감정 세계를 만들어낸 것이 이 OST의 진짜 성취다.

어릴 때 극장에서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그저 신났다. 지금 다시 들으면 그 8마디 안에 도너 감독이 요구한 웅장함과 윌리엄스가 이미 스타워즈에서 검증한 구조가 겹쳐 있다는 게 들린다.

도너 감독의 핍진성, 리브가 완성한 두 얼굴

1978년 이전까지 슈퍼히어로 영화는 B급 장르로 취급받았다. 제작자 살킨드 형제는 이 편견을 깨기 위해 당시 최고의 인재들을 집결시켰다. 대부 원작자 마리오 푸조가 각본을 쓰고, 말론 브란도가 슈퍼맨의 아버지 조-엘 역을 맡았다. 리처드 도너 감독은 제작 전 과정에서 핍진성(관객이 실제로 믿을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고집했다.

크리스토퍼 리브는 이 역을 위해 근육을 만들고 슈퍼맨과 클라크 켄트를 완전히 다른 인물로 연기하는 훈련을 받았다. 안경 하나를 쓰고 몸을 구부린 클라크 켄트가 슈퍼맨인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설정이 실제로 작동하게 만든 것은 리브의 연기였다. 도너 감독이 핍진성을 요구하지 않았다면, 존 윌리엄스의 팡파르도 그저 화려한 장식음으로 들렸을 것이다. 관객이 리브의 두 얼굴을 믿었기 때문에, 그 팡파르가 믿음의 사운드트랙으로 작동할 수 있었다.

슈퍼맨과 스파이더맨, 일본의 울트라맨까지 — 어릴 때부터 영웅들의 이야기를 좋아했다. 매번 마음이 갔던 건 화려한 힘보다 약자를 지켜주는 정의로움 쪽이었다. 리브의 클라크 켄트가 슈퍼맨이라는 걸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는 설정이 이렇게까지 믿기는 건, 그 정의로움을 연기가 아니라 진짜처럼 보여줬기 때문일 것이다. 슈퍼맨이 미국 어린이들의 영웅이라는 걸 알면서도, 우리나라에도 어린이들의 동심을 지켜줄 그런 영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흥행 수익은 전 세계 3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성공이 슈퍼히어로 장르를 블록버스터의 중심으로 끌어올리는 첫 번째 계기가 됐다.

팡파르가 반세기를 넘어 남은 흔적

존 윌리엄스는 아카데미상 후보에 54회 이름을 올렸으며 5회 수상했다. 슈퍼맨, 스타워즈, 죠스, 인디아나 존스, 쉰들러 리스트, 쥐라기 공원, 해리 포터 시리즈까지 그의 이름 없는 블록버스터를 찾기 어려울 만큼 방대한 이력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 NBC 중계 테마곡 'The Olympic Spirit'도 그가 만들었다.

슈퍼맨 메인 테마는 영화 자체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2006년 슈퍼맨 리턴즈를 만든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새 배우를 캐스팅했지만 존 윌리엄스의 원곡 테마는 그대로 유지했다. 음악을 바꾸면 슈퍼맨이 아니게 된다는 판단이었다. 이후 한스 짐머가 음악을 맡은 맨 오브 스틸(2013)에서야 비로소 테마가 교체됐는데, 여전히 많은 팬들이 원곡을 더 슈퍼맨답다고 말한다. 2025년 제임스 건 감독의 새 슈퍼맨에서도 존 머피와 데이비드 플레밍이 만든 새 스코어 안에 윌리엄스의 원곡 모티프가 다시 인용됐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이 팡파르의 첫 세 음이 울리면 어린 시절 극장 좌석이 떠오른다. 존 윌리엄스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녹음한 그 순간의 소리가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있다.

음원 출처: Spotify 공식 플레이어 (John Williams, 「Prelude and Main Title March」, Superman: The Movie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핑계왕초

어릴 적 극장에서 들었던 팡파르가 지금도 그대로인 이유를 붙잡아 옮겨 적습니다. 본 글의 자료는 2026.7.15 기준으로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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