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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영화 음악

스파이더맨 뉴유니버스 Sunflower 비밀

by 핑계왕초 2026. 7. 22.

스파이더맨 뉴유니버스 OST 'Sunflower'. 포스트 말론(Post Malone)과 스웨이 리(Swae Lee)가 부른 이 곡은 2018년 영화 개봉 두 달 전에 먼저 공개됐고, 이듬해 빌보드 Hot 100 1위에 올랐다. 사운드트랙이 영화보다 먼저 화제가 된 흔치 않은 사례다.

세 줄로 읽는 핵심

Sunflower가 1위가 된 기획의 비밀

스타 조합이 아니라 마일스의 정체성을 음악으로 먼저 설계한 기획이 바탕에 있었다. 곡이 영화 캐릭터의 일상으로 스며들었기 때문에 1위가 됐다.

힙합을 히어로 클라이맥스에 쓴 최초의 선택

믿음의 도약 장면에서 힙합이 먼저 열고 오케스트라 스코어가 받아냈다. 이 교대 구조가 히어로의 탄생이 아니라 소년의 선택으로 장면을 읽게 만들었다.

영화보다 먼저 공개된 OST가 만든 전략

2018년 10월 공개, 영화 개봉은 12월. 음악이 영화를 두 달 앞섰다. 사운드트랙이 예고편 역할을 하면서 영화보다 먼저 화제를 만든 첫 사례였다.

참고한 기록들

  • • Spider-Man: Into the Spider-Verse (2018), Columbia Pictures / Sony Pictures Animation — 감독 Bob Persichetti·Peter Ramsey·Rodney Rothman, 음악 Daniel Pemberton
  • • Billboard, "Post Malone & Swae Lee's 'Sunflower' Hits No. 1 on Hot 100" (2019년 1월)
  • • 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 91st Academy Awards Best Animated Feature — Spider-Man: Into the Spider-Verse 수상 (2019)

스파이더맨 뉴유니버스 2018 Sunflower 마일스 모랄레스 브루클린 팝아트

마일스 모랄레스의 방, 2018년 (Google Gemini AI 생성 이미지)

목차

OST는 왜 이 곡이었나

이 영화의 뮤직 슈퍼바이저(music supervisor·영화에 쓰일 음악을 선정·편성하는 담당자)들에게 주어진 방침은 단순했다. "마일스가 실제로 들을 법한 음악을 만들어라." 포스트 말론과 스웨이 리를 비롯해 니키 미나지, 릴 웨인, 빈스 스테이플스까지, 힙합과 R&B 계열이 라인업의 중심을 이뤘다.

마일스 모랄레스는 흑인과 히스패닉 혼혈 10대 소년이고 브루클린 출신이다. 그 배경에 어울리는 음악을 고르는 것이 출발점이었다. 'Sunflower'가 선택된 건 단순히 스타 조합이 화려해서가 아니라, 이 곡의 질감이 마일스의 일상에 소리 없이 스며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른하면서도 가볍고, 청춘의 이탈도 서두르지 않는 그 감각. 음악이 캐릭터를 설명하는 게 아니라, 캐릭터가 음악으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마일스의 반쪽 정체성, 즉 푸에르토리코계 혈통을 위한 별도의 곡도 있었다. 니키 미나지, 아누엘 AA, 반투가 함께 부른 'Familia'다. 사운드트랙 전체가 마일스 모랄레스라는 한 인간을 입체적으로 조각하고 있었다.

어떤 장면에서, 무엇이 달라졌나

'Sunflower'가 처음 등장하는 방식이 독특하다. 영화 오프닝에서 마일스는 헤드폰을 끼고 책상에 앉아 낙서를 하다가 이 곡의 스웨이 리 파트를 혼자 따라 흥얼거린다. 다이제틱(diegetic·영화 속 세계에 실제로 존재하는 소리) 음악으로 삽입됐다는 뜻이다. 마일스가 듣고 있는 음악을 우리도 함께 듣는다. 설명 없이 3분 안에 마일스의 취향, 나이, 무드가 전달된다.

후반부에 이 영화에서 가장 오래 기억되는 장면이 나온다. '믿음의 도약(Leap of Faith)'. 마일스가 처음으로 스스로 스파이더맨이 되기로 선택하고 고층 빌딩 꼭대기에서 몸을 아래로 던지는 순간이다. 이 장면에서 흐르는 곡이 블랙웨이와 블랙 캐비어의 'What's Up Danger'다. 곡이 절정에 오르는 순간, 음악은 페이드아웃되고 작곡가 다니엘 펨버턴의 스코어(score·영상에 맞춰 제작된 배경 음악)가 자리를 넘겨받는다.

처음 영화관에서 그 순간을 봤을 때, 힙합 비트가 스코어로 교체되는 그 경계점에서 귀가 먼저 알아챘다. 이게 영웅의 탄생이 아니라는 것을. 만약 그 자리에 오케스트라가 먼저 들어왔다면, 장면은 영웅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읽혔을 것이다. 힙합이 먼저 열고 스코어가 그것을 받아냈기 때문에, 이 장면은 한 소년이 스스로 선택하는 순간이 됐다.

음원 출처: Spotify 공식 플레이어 — Sunflower, Post Malone & Swae Lee (Spider-Man: Into the Spider-Verse OST)

기존 히어로 영화 음악과 무엇이 달랐나

대부분의 히어로 영화가 클라이맥스에 동원하는 것은 오케스트라다. 팡파르가 울리고, 현악기가 고조되고, 타악기가 결정적 순간을 강조한다. 나쁜 방식이 아니다. 다만 보편적이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그 자리를 힙합에 내줬다.

다니엘 펨버턴은 스코어를 구성하면서 평행 우주의 각 스파이더맨 캐릭터에 별도의 음악 세계를 부여했다. 스파이더 그웬에게는 록, 스파이더맨 누아르(noir·어둠과 범죄를 다룬 영화 장르)에게는 재즈, 페니 파커에게는 전자음악, 스파이더햄에게는 만화적 코믹 효과음. DJ 스크래칭, 트랩 비트, 펜 클릭 소리까지 혼합됐다.

동네 서점 구석에서 《스파이더맨》 코믹스를 처음 펼쳤을 때의 그 판형 감각, 선이 거친 그림체에서 오는 날것의 에너지. 이 영화의 미장센(화면 안 모든 시각 요소 배치)이 그것이었고, 음악도 그 방식을 따랐다. 반쪽은 거리 음악이고 반쪽은 클래식 히어로의 서사였다. 그 두 가지가 충돌하지 않고 한 장면 안에서 교대했다.

지금까지 기억되는 이유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2019년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수상했다. 당시 디즈니·픽사가 해당 부문을 6년 연속 석권하던 중이었다. 소니픽처스 애니메이션이 그 연속 기록을 끊어냈다. 'Sunflower'는 2019년 1월 빌보드 Hot 100 1위에 올랐고, 스트리밍 차트에서 123주를 머물며 당시 역대 최다 주 기록을 세웠다.

이 영화 이후로 애니메이션의 결이 달라졌다. 픽사식 극사실 렌더링이 아닌, 판화 같은 질감과 팝아트 색감을 택하는 작품들이 줄을 이었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히어로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 힙합이 울려도 어색하지 않은 지형을, 이 영화가 먼저 열었다.

마일스가 빌딩에서 몸을 던지던 그 장면에 'What's Up Danger'가 없었다면, 지금처럼 기억되지 않았을 것이다. Sunflower는 그 이전에 마일스가 어떤 소년인지를 먼저 만들어놓은 곡이었다. 그 두 곡이 합쳐져서 이 영화가 됐다.

핑계왕초

영화음악과 OST에 새겨진 시간을 기록합니다. 힙합 비트가 스코어로 교체되는 그 경계점에서 귀가 먼저 알아챘던 그 순간을 아직 기억합니다. 본 글의 자료는 2026년 7월 22일 기준으로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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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이 히어로 클라이맥스를 다시 쓰기 전, 그 자리를 처음 정의한 팡파르가 있습니다. 1978년 존 윌리엄스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