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7) OST. 수프얀 스티븐스(Sufjan Stevens)가 만돌린 선율로 1980년대 이탈리아의 여름을 담았다.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에 오른 이 음악이 대사 없는 장면의 감정을 어떻게 대신 완성했는지, 오늘 하나씩 짚어본다.
세 줄로 읽는 핵심
감독은 내레이션 대신 곡 하나를 부탁했다
스티븐스는 내레이션 요청을 거절하고 대신 곡을 썼다. 감독은 한 곡을 부탁했지만 세 트랙을 완성해 건넸다.
이 곡은 영화 안에서 두 번 다르게 흐른다
초반엔 피아노 버전으로, 후반엔 만돌린과 목소리로 이루어진 원곡 버전으로 등장한다.
이 곡은 오스카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다
2018년 아카데미와 그래미 후보에 올랐고, 스티븐스는 시상식 무대에서 직접 불렀다.
참고한 기록들
- • Wikipedia(영문), "Call Me by Your Name (film)" 항목 (en.wikipedia.org) — 제작·수상 정보
- • Wikipedia(영문), "Mystery of Love" 항목 — 아카데미·그래미 후보 기록
- • 씨네21,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상세정보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2017 미스터리 오브 러브 라디오 구글 AI 이미지
감독은 내레이션을, 스티븐스는 곡을 택했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애초 수프얀 스티븐스에게 영화의 내레이터가 되어달라고 요청했다. 스티븐스는 이를 거절하고, 대신 오리지널 곡을 쓰겠다고 답했다. 감독은 한 곡만 부탁했지만 스티븐스는 두 곡, Mystery of Love와 Visions of Gideon을 완성했고, 여기에 기존 곡 'Futile Devices'를 다시 편곡한 피아노 버전까지 더해 세 트랙을 영화에 건넸다.
곡은 스티븐스가 자신의 앨범 Carrie & Lowell 투어 중에 썼다. 감독이 건넨 시나리오와 안드레 애치먼의 원작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가사에는 오리건주와 새, 종교적 이미지처럼 스티븐스 자신의 개인사에서 온 상징이 그대로 남아있다. 영화 속 인물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작곡가 자신의 언어이기도 한 셈이다. 프로듀서는 토마스 바틀렛이 맡았다.
처음 들었을 때 나도 엘리오 또래였다. 감독의 부탁을 거절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답한 이 곡이, 그래서인지 설명적이지 않고 자꾸 곱씹게 되는 노래로 남았다.
피아노와 만돌린, 같은 선율의 두 번
이 곡은 영화 안에서 두 번 다른 얼굴로 나온다. 초반에는 엘리오가 직접 피아노로 곡을 변주해 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때는 만돌린 없이 건반 소리만으로 같은 멜로디가 흐른다. 인물이 곡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하기 전, 손끝으로 더듬어 가는 단계처럼 들린다.
영화 후반, 벽난로 앞에 앉은 엘리오의 얼굴을 카메라가 오래 비추는 장면에는 만돌린과 목소리로 이루어진 원곡 버전이 깔린다. 화려한 편곡이 없어서 두 사람의 조심스러웠던 관계가 그대로 드러난다. 대사 없이 표정만으로 이어지는 그 장면에서, 음악이 인물의 마음을 대신 말한다.
나는 처음 들었을 때 멜로디만 먼저 들어왔다. 한참 지나 가사를 따로 찾아 읽고서야 영화와 곡이 같은 정서를 향한다는 걸 알았다. 같은 멜로디가 피아노와 만돌린으로 두 번 변주되는 구성도 다시 듣고서야 알아챘다. 퇴근길 버스 안에서 이 곡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창밖을 오래 본다.
오스카 후보에서 지금까지
Mystery of Love는 2018년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다. 스티븐스에게는 첫 오스카 후보 지명이었다. 수상은 코코의 Remember Me가 가져갔지만, 스티븐스는 시상식 무대에 올라 세인트 빈센트, 모지스 섬니, 크리스 씨일 등과 함께 이 곡을 라이브로 불렀다. 조용한 인디 포크 싱어송라이터가 오스카 무대에 선 흔치 않은 장면이었다.
발매 초기 빌보드 핫 록 송 차트 47위에 오르며 스티븐스 커리어 최초로 이 차트에 이름을 올렸고, 61회 그래미 시각매체를 위한 베스트 송 부문에도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영화 한 편의 삽입곡으로 시작된 노래가, 발매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별도의 곡으로 꾸준히 스트리밍되고 있다.
| 시상식 | 부문 | 결과 |
|---|---|---|
| 아카데미 시상식(2018) | 주제가상 | 후보 |
| 그래미 어워드(61회) | 시각매체를 위한 베스트 송 | 후보 |
| 크리틱스 초이스 무비 어워드 | 베스트 송 | 후보 |
Mystery of Love 수상 이력
이 영화를 다시 본 건 이번이 네 번째다. 매번 다른 장면이 마음에 걸린다. 처음엔 첫사랑의 설렘만 보였는데, 지금은 올리버가 떠난 뒤 엘리오 아버지가 건네는 위로의 말이 더 오래 남는다. 나이가 들면서 같은 곡도 다르게 읽힌다는 게 신기하다. 그래도 퇴근길에 만돌린 선율만 들으면 다시 이 영화를 켜고 싶어진다.
음원 출처: Spotify 공식 플레이어 — Sufjan Stevens, 'Mystery of Love' (Call Me by Your Name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2017)
핑계왕초
영화음악과 OST에 새겨진 시간을 기록합니다. 본 글의 자료는 2026.6.20. 기준으로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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