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카니 감독은 2013년 뉴욕 거리를 무대로 'Lost Stars'를 완성했다. 이어폰 하나를 나눠 낀 두 사람이 맨해튼을 걷는 장면 뒤에는, 영화 속 설정과 실제 녹음 과정이 겹치고 갈라지는 이야기가 있다. 나이틀리와 리바인의 버전이 다르게 들리는 이유도 거기서 시작된다.
세 줄로 읽는 핵심
거리 설정과 실제 녹음실의 간극
영화 속 그레타와 댄은 스튜디오 대신 뉴욕 거리를 택한다. 하지만 'Lost Stars'가 실제로 완성된 곳은 그리니치빌리지의 한 스튜디오였다. 그 간극이 이 곡을 다시 보게 만든다.
같은 가사를 다르게 만든 두 목소리
키이라 나이틀리와 애덤 리바인은 같은 가사를 불렀지만 전혀 다른 곡처럼 들린다. 음정이 흔들리는 순간을 지우지 않은 결정이 그 차이를 만들었다.
이어폰 하나가 남긴 거리의 기억
이어폰 한쪽씩 나눠 끼고 걷는 장면에서 뉴욕은 배경이 아니라 음악의 일부가 된다. 그 감각은 설명보다 오래 남는다.
참고한 기록들
- 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 87th Academy Awards Best Original Song 후보 명단 (oscars.org, 2015)
- Lost Stars 앨범 크레디트 — 녹음 장소·작곡가 정보, Wikipedia (Gregg Alexander, Danielle Brisebois, 2013)
- Begin Again 사운드트랙 크레디트, IMDb (2013)
이어폰 하나를 나눠 끼고 걷는 장면 — <비긴 어게인>(2013) 속 뉴욕 거리를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
뉴욕 거리에서 태어난 노래
2014년 늦가을, 춘천 중앙시장 골목의 낡은 비디오방에서 이 영화를 처음 봤다. 헤드폰 없이 낡은 스피커로 본 탓에 거리 소음은 뭉개져 있었고, 그래서 오히려 음악만 또렷하게 남았다.
영화 속에서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와 댄(마크 러팔로)은 스튜디오 대신 도시를 택한다. 옥상, 골목, 지하철 입구가 장비를 대신하는 공간이 된다. 이 설정은 존 카니 감독이 직접 짠 이야기의 뼈대다.
그런데 'Lost Stars'가 실제로 완성된 곳은 따로 있다. 뉴욕 그리니치빌리지의 일렉트릭 레이디 스튜디오. 2012년, 그레그 알렉산더(Gregg Alexander)의 팀이 이곳에서 곡을 다듬었다. 영화가 보여주는 거리 녹음과 실제 앨범 제작 사이에는 그만큼의 거리가 있다.
혼동하기 쉬운 지점이다. 영화를 보고 나면 사운드트랙 전체가 거리에서 그대로 만들어진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 그 인상은 영화 안에서는 틀리지 않다. 다만 실제 음반은 스튜디오의 정교한 편곡을 거쳤다는 사실이 함께 있어야 이 곡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Lost Stars'는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주제가 부문 후보에 올랐다. 그해 수상은 영화 셀마의 'Glory'에게 돌아갔다. 거리에서 태어난 것처럼 보이는 곡이, 실은 정교하게 다듬어진 스튜디오 사운드로 그 자리까지 갔다는 사실이 이 곡을 다시 보게 만든다.
같은 가사, 두 개의 진심
얼마 전 밤, 이어폰을 끼고 나이틀리 버전과 리바인 버전을 연달아 재생했다. 나이틀리의 목소리가 잦아드는 대목에서 숨소리가 마이크에 그대로 잡혔고, 그 숨소리를 듣는 동안 손에 쥐고 있던 커피잔이 식어가고 있었다.
'Lost Stars'는 그레그 알렉산더와 대니엘 브리즈보이스가 함께 썼다. 가사는 방향을 잃은 별처럼 떠도는 두 사람의 이야기다. 나이틀리는 어쿠스틱 기타 하나로, 리바인은 마룬 5 스타일의 스튜디오 편곡으로 같은 가사를 불렀다.
나이틀리 버전에는 음정이 흔들리는 순간이 그대로 남아 있다. 그 흔들림을 지우지 않은 결정이 이 버전을 오래 기억하게 만든 이유다. 리바인 버전은 그 흔들림 대신 완성도를 택했다. 어느 쪽이 더 진짜인가라는 질문보다, 어느 공간에서 불렀는가라는 질문이 이 곡을 이해하는 데 더 가깝다.
음원 출처: Spotify 공식 플레이어 — Adam Levine, 'Lost Stars' (V Deluxe Edition, 2014)
이어폰 하나가 만든 거리의 기억
영화에서 오래 남는 장면은 그레타와 댄이 이어폰 하나를 나눠 끼고 맨해튼을 걷는 장면이다. 두 사람은 같은 플레이리스트를 듣는다. 그 순간 뉴욕은 배경이 아니라 그들이 듣는 음악의 일부가 된다.
이 장면을 다시 떠올릴 때마다 손에 잡히는 감각이 있다. 이어폰 한쪽을 나눠 낄 때 귓바퀴에 닿는 이물감, 두 사람의 걸음이 서로 다른 리듬으로 어긋나다가 후렴에서 맞아떨어지는 순간. 그것은 설명으로 옮기기 어려운 장면이다.
이 곡을 다시 들어보면 좋겠다. 이어폰을 나눠 낄 상대가 없다면 혼자라도, 걸으면서. 발소리가 배경에 섞일 때 이 노래가 어떻게 들리는지—그 차이가 이 글이 하고 싶었던 말이다.
핑계왕초
영화음악과 OST에 새겨진 시간을 기록합니다. 두 버전을 번갈아 들으며 같은 곡이 왜 다르게 들리는지 오래 생각했습니다. 본 글의 자료는 2026년 7월 21일 기준으로 확인했습니다.
거리에서 태어난 것처럼 보이는 음악이 실은 다른 공간을 거쳐 완성된다면, 타이타닉의 My Heart Will Go On은 엔딩크레디트 위에서 영화 밖 공간을 바꾼 음악입니다.